총 139분 중 39분
2021
시즌 2개, 그리고 영화
시즌 1: 5화 “이름 없는 감각”
출연: 하인즈, 위스퍼레인
장르: 드라마, 판타지
프로그램 특징: 계속된다. 질문이 튀어나오던 자리를 빼앗은 정적은 형언할 수 없는 감각을 준다. 그 정적은 가장 완벽하고 적절한 시간에 퇴장해야 한다.

 

이하 바로 세션 로그입니다.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원작과 다른 중세 au로, 관계가 조금 다릅니다.

 

 

 

 

 

 

MEME (GM):어머 어서오세요
 
구리:제가 하인즈 시트를 안 채웠었더라고요
죄송함에 춤춰야함
브레이크댄스 Roll
기준치: 99/49/19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MEME (GM):
 
구리:황당
 
MEME (GM):으하ㅏ하하ㅏㅏ하하하하하하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ㅜ 천천히 채우셔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리:하인즈는 인류학 50 찍어야하는거아님?ㅠㅠ
 
MEME (GM):아 설득력 100%
 
≪SECTION 1≫
 
하인즈:(주변을 살펴보러 눈을 굴리다, 자신이 아는 곳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에 가만히 있는다. 익히 아는 이 성의 감옥도 아니다. 당신이 무언가 알려주리라 기다린다.)
 
위스퍼레인:(평소처럼 조용하고, 잔잔한 목소리다.) 하인즈, 사람들은 당신을…. 괴물 이라 불러요.
 
하인즈:... (잠시 생각해보지만 전혀 이유를 알 수 없다. 당신의 발치를 향한 시선이 무언가 보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이렇게 된 걸 보면 별명은 아니겠고, 모함인가요? 어제부터의 상황을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위스퍼레인:어젯 밤 일이 기억나지 않으시나요? (당신이 듣고 있는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하다. 표정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제, 당신이 사람을 죽였어요...
죽인 사람에게 야만적인 짓까지 하셨죠. 제일 문제가 되는건 죽은 사람이 타 지방에서 온 귀족이란 거예요.
(그러다 비통한듯.) 어째서 그런 일을 하셨나요...
 
하인즈:저희가 아무리 친하다지만 농담은... (이어지는 말에 멈춘다.) 제가 그 분을 죽였다고요. 저는 제압되어 여기까지 왔나요? 그럼 재판장은 이미 다 준비되었겠죠?
직접 보셨을 텐데, 생각보다 담담하시네요... 당신답지 않게.
 
위스퍼레인:재판까지 갈 필요도 없다고 그러더군요. 사람들이 말하길, 당신은 인간 이하의 괴물이니... 처형 방식 또한 전통을 따라 목을 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요.
저는, 저도... (잠시 침묵한다.) 당황스러웠답니다. 어젯 밤의 광경은 마치 일종의 질 나쁜 연극 같더군요. 그만큼 믿고 싶지 않았어요... 동이 튼 뒤 사람들이 저리 화를 내는데, 저는 역으로 차분해진걸지도 모르겠어요.
 
하인즈:(쯧, 하고 혀 차는 소리를 냈다. 다들 절차에는 관심이 없으니 당연한가. 누명이라면 그런 것도 이유일 터다.)
 
하인즈:...그래요, 차라리 이런 게 낫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사형이라. 저도 잠시 생각을 정리해보죠. (마지막 기억은 어디까지였는지 떠올린다.)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귀족의 옷을 거칠게 찢고서 그 목덜미를 물어뜯는 선연한 감각
 
그리고 먹었어요.
 
하인즈:(정말인가? 아직 기억력이 나쁠 시기도 나이도 아니다. 역겨움에 순간 욱한다. ...)
SAN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8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위스퍼레인:...안색을 보니 얼추 떠오르신 것 같네요.
...죄송해요. 당신을 가둬야 한다는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작게 말을 이으려다 침묵한다.)
 
하인즈:파티의 모두가 입을 모아 동의했다면 당신이 거절해서 될 일이 아니겠죠. (눈에 훤하다는 듯 냉정해진다.) 그곳의 모두가 증인이고, 제 기억도 흐릿하니, 반론할 여지가 없다면... 제 입장에서는 이렇게 일을 꾸민 사람이 있다는 추측이 먼저군요.
 
위스퍼레인:저도 그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혹시나 도움이 될까싶어... 이 사람이 원래 그럴 이는 아니지 않느냐, 이야기를 꺼내봤지만. (이후 상황은 뻔했다는듯 다시 침묵한다. 평소보다 더 침묵을 유지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시 말을 잇는다.) 하지만... 곧 회의가 열려요. 제가 다시 사람들을 설득해볼게요. 적어도 재판장을 세우자고요. 판결도 없이 처형이라니...
미약할지도 모르지만, 당신의 힘이 되고 싶어요...
 
하인즈:제가 그렇게 된 이유를 전혀 모르겠네요. 추측되는 단서라도 있다면, 죽기 전 발악이라도 하겠습니다만. (현재는 승산이고 뭐고 발언권도 없음을 안다.) 회의에서... 의심되는 발언이나 사람이 있다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위스퍼레인:네. 힘 닿는대로 알려드릴게요. (이 말과 함께 고개 또한 작게 끄덕였으리라.)
...그런데, 하루를 꼬박 주무셨는데 배고프진 않으신가요? 이후 진정제도 드릴 예정인데...
 
하인즈:원래 식사가 달가운 사람은 아니라는 거 알지 않습니까. (괜찮다는 말을 꼭 이렇게 표현한다.) 진정제는 왜죠? 제가 날뛰지 못하게 하려는 거다... 그런 목적인가요.
 
위스퍼레인:네... 제 입김보다는 다수의 입김이 셌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래도 뭐라도 드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적어도 물이라도요.
 
하인즈:그래요? 그렇게 중요한 걸 저와 친한 당신에게 맡기다니 이상한데요. 감시할 가치도 없다 이건가. 손이 묶여 마실 수는 없겠는데. 그보다, 여긴 저희 영주의 개인 감옥이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의 것이죠.
 
위스퍼레인: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아니면 제가 계속해서 반대하니... 보복성일지도 모르고요.
(누구의 것이냐는 말에 입을 다문다. 비교적 긴 침묵이 이어진다.) 부모님의 산장 지하에요. 제가 자주 쓰는...
 
하인즈:제가 괴물이라면 당신을 제치고 나가야겠네요. (농담인지 모르겠지만 가볍게 튀어나왔다.) 오호라... 장소 제공까지 시켰다고요. 최근 저희의 행실을 돌아봐야 할까요.
 
위스퍼레인:남들에게 피해가 갈 행동은... 안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하인즈:제 눈에 성가시면 피해라 하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잖습니까?
 
위스퍼레인:곤란하군요. 그런 분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아직까지 몰라서...
 
하인즈:그들이 끌어내리지 못 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저의 오만이었던 것 같군요.
 
위스퍼레인:하지만 동료 분들은 당신을 곧 잘 믿고 따르지 않았던가요? 그걸 오만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인즈:귀족들의 세계가 다 그렇죠. 역사처럼, 순식간에 뒤집히는 겁니다. 너무 작아서 사라질 수도 있을 뿐.
 
위스퍼레인:그런건 어쩐지 싫네요... 당장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요. (답지 않은 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저어. 그럼... ...물이라도 가져올게요. 뭘 드시지 않더라도, 수분 공급은 중요하니까요.
 
하인즈:(당신의 걱정에까지 냉정해지진 않는다.) 그럼 감사히.
 
위스퍼레인:금방 돌아올게요.
 
≪SECTION 1-1≫
 
하인즈:(낡았는지 확인하려 손을 흔들어본다.)
 
하인즈:(위스퍼레인... 이런 데서 철저할 필요가 있었나요.)
(주변에 다른 사람들은 없는지 소리를 내보려다, 이내 가만히 살핀다.)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인즈:(생각을 정리한다. 이곳은 위스퍼레인 측의 산장이고, 그녀가 회의나 재판으로 갈 수 있는 위치라면 그리 멀지도 않을 것이다. 적어도 여긴 아무도 없는 상태이며, 수갑을 내가 풀기엔... 힘이 부족하군. 돌아오기까지는 허튼 짓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아직 아는 게 부족해.)
 
위스퍼레인:식사는 괜찮으시다 하셨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요.
부담스럽지 않은걸로 준비했어요. 꼭 드시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하인즈:애써주시네요. 수갑을 풀고 먹는 걸 감시하실 건가요.
 
위스퍼레인:혼자 드시는게 편하시다면 나가있을게요.
 
하인즈:제가 도망갈 거라는 추측은 없으시군요. 그럼 식사 동안 질문을 해도 됩니까.
 
위스퍼레인:물론이죠. 아. 그 전에...
약을 받아왔어요. 아 해보시겠어요? 아니면, 이것도 같이 놔드릴게요.
 
하인즈:제가 진정해야 할 사람으로 보입니까, 지금. (거부감이 든다.)
 
위스퍼레인:그건 아니지만요. ...(말이 없다. 생각하는 듯.) 드시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대신... 그렇게 하신다면 약은 숨기던가, 폐기해주세요. 전부 으깨어 버리셔도 괜찮아요.
 
하인즈:역시. (당신에게 문제가 생길 사항이었나.) 잘 처리하겠습니다. 나머지는 먹도록 하죠...
 
위스퍼레인:죄송해요. 힘이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하인즈:글쎄요, 제가 혼자 있는 것보단 훨씬 힘이 됩니다. 질문도 할 테고요.
수갑을 풀며 떠올려보세요. 당시 제 사형 안건은, 누군가 홀로 주장했습니까,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습니까? 후자라면 누가 최종 결정자였죠?
 
위스퍼레인:유독 성격이 급하던 사람을 기억하시나요? 그 분이 울분에 차서 먼저 말씀하시더군요. 그 뒤 사람들이 웅성이더니...
 
위스퍼레인:그대로 처형시키자는 말이 나왔죠. 이 말이 나왔을 땐 다들 흥분한 상태였기에... 누가 재판은 사치라는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인즈:로렌 경인가. 그 분은 어느 문제에나 빠른 해결을 원하셨죠. 그럼 별 생각 없었거나, 그 사람이 시작이거나... (손목을 내리면서 조금 아파하다 한숨을 쉰다.) 상황조차 정신 없군요. 제가 봤어야 했는데.
 
위스퍼레인: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들의 대화를 조금이나마 받아적을걸 그랬어요...
 
하인즈:그럴 정신이 없으셨을 텐데 자책하지 마시죠. 지금은 당신이 살인자의 앞에 서는 담력을 보니, 이전과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꽤나 충격이어서 그런 걸까. 당신이 준 물과 수프는 가볍게 확인하더니 먹는다.)
 
위스퍼레인: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인즈:저라서 왔다, 그런 건가요?
 
위스퍼레인:그런 거예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는 다른 사람들처럼 지상에서 대기하고 있었겠죠.
(당신이 음식을 먹으려는걸 보곤,) 그럼... 저는 다시 올라가서 사람들을 설득해볼게요. 끈질기게 말하면 힘이 되어줄 사람이 혹여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인즈:시민들이라면 몰라도 귀족들은 그닥 믿음직하지 못하네요. (자조적인 웃음.) 어쩌면... 저를 믿어달라 하기보다 제가 사라지면 올 영향에 대해 말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위스퍼레인:그렇다면 당신의 직장 동료들에게 편지를 보내볼게요. 달려와주질 모르겠지만... 적어도 답장 하나라도 보내주겠죠. (그들에게 모든걸 맡긴다는 뜻은 아니에요.)
 
하인즈:(고개를 끄덕인다. 어떤 말을 할지 생각하다가, 결국 한 마디 내뱉는다.) 고마워요.
 
위스퍼레인:(그 말에 눈을 조금 크게 떴다가, 옅게 웃는다. 환한 랜턴 빛을 받아 선명하거나, 혹은 빛 때문에 흐릿하거나.) 도움이 된다면 기뻐요.
 
하인즈:(계속 욱하는 감각이 거슬린다. 종종 그랬지만, 평소보다 심하다고 느끼고 있다. 음식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건강
기준치: 40/20/8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인즈:(독이 든 건 아닐 것이다... 재료 보관의 문제? 어쨌든 지금은 넘어가자. 위스퍼레인이 수갑을 채워두지 않았으므로, 일어나 방금의 약을 밟아 으깬다. 구두 끝으로 잔해를 먼지처럼 흩어낸다.)
 
하인즈:... 잡히면 죽겠군. (감옥 문가에 자물쇠가 달려 있는지 확인하나, 있어도 소용 없는 상태인 듯하다. 랜턴을 들고 문을 당겨 나선다.)
 
≪SECTION 1-2≫
 
하인즈:(엉성하다. 위스퍼레인의 가문이, 이런 감옥이 필요한 곳이었는지도 의문이다만... 그러니 낡은 게 맞을텐데. 내가 있던 곳은 보여주기 식으로 정비해둔 건가.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기며, 좌측의 탁자에서 종이를 들춰본다.)
 
하인즈:(기사 10명이? 말도 안 된다. 내게 그런 힘이 있었다면 진작에 그 일 했지. ...포도주를 마신 후로 기억이 없었던가?)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하인즈:(혼란스럽다. 내 기억이 아닌 것만 같다. 수프 그릇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종이를 둔 채로 나서려 한다.)
 
하인즈:(힘껏 밀어본다.)
 
.
 
≪SECTION 2≫
 
하인즈:(이런 취미가 있었나? 하긴, 거의 실내에서만 만났으니 모를 법도 하다. 위스퍼레인이 만드는 것 치고는 규모가 크다는 생각을 했다.)(+3)
 
하인즈:(달의 위치를 보면 파티 이후 하루 정도가 지난 모양이다. 그동안 사형 결정까지, 겉치레의 회의는 했겠지. 지금 모인 것도 그렇고. 조용히 화원을 돌아본다. 나무와 꽃이 어떤 종류인지 가까이서 살핀다. 아는 것인가?)
 
하인즈:(위스퍼레인은 타지에서 왔던 것 같은데, 그때 씨앗이라도 가져온 걸까? 신기해하며 지난다.)
 
하인즈:(저쪽은 예상 가능한 범위지만. 약간의 안정감은, 정원에 나온 지 오래되었어서 그런가 싶다. 파티 전까지도 일을 했으니.)
 
하인즈:
위스퍼레인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하인즈:(좀도둑이 된 기분이다만... 지금은 위스퍼레인도 무조건 나의 편이라 믿을 수는 없다. 미안하다 여기며 오솔길로 걸어간다.)
 
≪SECTION 2-1≫
 
하인즈:(이렇게까지 향이 강한 종은 또 처음이군. 역시 타지에서 가져온 것이 맞겠다.)
 
하인즈:(이 근방 생태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흥미롭다. 시간이 있다면 어디 출신인지 물어봐야겠다.)
 
하인즈:(확인하기 위해 눈을 찌푸렸다.)
 
하인즈:(어떻게 묶여있지? 흙이라도 담겨 있나.)
 
하인즈:(열어볼 시간은 없겠는데. 다가가 감촉이나 냄새 정도를 확인하고 싶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하인즈:(흘러나온 피 같지만, 형태를 보아 시체는 아니다. 식재료...? 그런 게 왜 야외에? 거친 자루이니 분간되지 않아 하인들이 실수한 건가. 다양한 예측을 해보지만 굳이 열지 않고 샛길로 향한다.)
 
하인즈:(무심코 바닥을 내려다본다.)
 
하인즈:(고개를 숙여보니, 발에 치였던 것들은 모두 같은 조각들 같다. ...다시 기분이 나빠진다. 이렇게 해둘 이유가 있단 말인가? 위스퍼레인의 손길이 닿았을 리가 없는데, 생각하며 계속 걸어간다.)
 
하인즈:(이상하다. 위스퍼레인에게도 뭔가 입김이 분 것인가. 나와 상관이 있든 없든, 이런 장소를 만들 이유는 뭐란 말인가. 뒤돌아보지도 않고 오두막의 문을 확인하지만, 머릿속은 계속 무수한 추측으로 가득 찬다.)
 
하인즈:(음, 존재조차 몰랐는데. 뒷마당이라 그랬던 걸까. 아니, 애초에 그런 것까지 알 필요는 없지. 이러한 창고야 관리 관할도 아니고.)(+5)
 
≪SECTION 2-2≫
 
하인즈:(오두막의 문을 연다.)
 
하인즈:(벽난로에 타는 것은 무엇인지 먼저 본다.)
 
하인즈:(그럼 증거 인멸의 흔적은 없다. 책상에 오른 것들은?)
 
하인즈:(이런 책이 왜... 오컬트에 관심이 있었던 걸까? 책을 순서대로 한 번씩 펼쳐본다.)
 
하인즈:동족? (그 단어 자체에 의문을 가지며 처음부터 넘긴다.)
 
하인즈:('자제 불가능한 식인욕', '이성을 잃다',... 거기에 생각한 적 없던 매개, '피'를 발견하자 하나의 가설이 도출된다. 누군가 내게 이렇게 접근했다면 파티에서 피를 먹였다고... 할 수 있겠지. 누가 그랬느냐를 추정하기 이전에 이것으로 증거를 제시할 수 없음이 문제다. 둘을 동시에 알아내야 한다. 용의자가 없으면 이런 말을 인정할 수는 없어.)
SAN Roll
기준치: 84/42/16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인즈: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인즈:(이것 역시 펼쳐본다.)
 
하인즈:('비료'. 그 자루에는 잔뜩 들어있었겠군. '괴물'의 존재가 확실하다면, 위스퍼레인이 이에 연관되었음도 이미 기정사실이다. 이용당했거나, 하거나...)
SAN Roll
기준치: 84/42/16
굴림: 7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인즈:(따로 누군가 적어둔 것이 없는지 양피지를 들춰보았다.)
 
하인즈:... (옷장 앞으로 걸어가 열어본다.)
 
하인즈:(왜 이런 옛날 옷이...? 내키지 않지만, 주머니나 물건이 있는지 뒤져본다.)
 
하인즈:(마지막으로 침대의 상태를 살핀다.)
 
하인즈:(노트를 들어올리고, 잠시 망설이듯 내려다보다 펼친다.)
 
하인즈:(상당히 연극적인 제목이라 생각한다. 계속 읽는다.)
 
하인즈:(신분을 바꾸며 계속 살아온다, 죽기도 한다, 라... 참으로 귀찮은 삶이다.)
 
하인즈:(...시간이 없다. 자신이 읽은 책을 챙겨 나간다.)
 
하인즈:(어쩐지 멀게 느껴진다. 피로한지 잠시 심호흡을 했다. 이제 뭘 지체하겠는가. 여전히 사람이 없는지 살피다가, 곧바로 문을 밀어들어간다.)
 
≪SECTION 3≫
 
.
 
하인즈:(구두를 툭툭 털며, 안을 둘러보았다. 자신이 든 것과 비슷한 책이 있는지 제목을 읽어본다.)
 
하인즈:(위스퍼레인의 서재에서 시간을 보낸 적은 있었지만, 여기까지 들여보내준 적은 없는 것 같다. 끝 문을 넘어가면 원래 서재인가.)
 
하인즈:(벽난로를 굳이 켜둔 이유는 무엇이지? 위스퍼레인이 들렀다 하더라도, 회의에 가는 동안 여길 거칠 이유가 없다. 이번에도 벽난로 안에 타는 것을 먼저 본다.)
 
하인즈:(...무언가를 숨기는 행동이 하나도 없다. 이 자신감은 뭐지? 내가 갈 동선과 장소에 계속 노출된 증거들...이것이 나를 변호하지 못할 것을 아는 것처럼 느껴진다. 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니, 애초에 내가 아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아. 그게 누구든 그의 목표는 내가 지금 예상할 수 없는 일이겠지.)
 
하인즈:답답하군. (오늘, 아니 지금까지 자신과 만난 위스퍼레인의 행동을 떠올려본다. 그녀가 이 일의 주동자일 가능성도 보류해서는 안 된다. 방금 '괴물'과 연관된 것이 하나라도 있었는지...)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위스퍼레인 "당신의 힘이 되고 싶어요..."
 
하인즈:(평소 그녀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렇게 담담한 것이 이상했다. 하지만 너무 충격을 받아 반대로 정신을 차린 것이라도 틀린 말은 아냐. ...뭐, 내게 힘이 되겠다고 말해놓고 회의에서 거짓 증언을 할 수도 있는 것이지. 그렇게 믿고 싶지 않을 뿐이다... ...)
(단서가 부족해. 지금은 내가 상상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차라리 위스퍼레인을 만나 추궁하는 편이 낫다. 이 서재를 나간다.)
 
하인즈:(다시 서재 쪽으로 몸을 숨긴 뒤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인즈:
은밀행동
기준치: 30/15/6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하인즈:(한 숨 돌렸다. 신중하게 살피며 다시 나가야겠다.)
 
하인즈:(순간 이것마저 잘 짜여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러나 당연히, 또 어쩔 수 없이 그 방으로.)
 
≪SECTION 3-2≫
 
≪SECTION 3-1 ≫
 
하인즈:(꽃을 여기에까지? 내게 뭔가 알아보라는 것인지, 그저 본인의... ...이쯤 되니 미뤄둔 가설이 점점 사실처럼 느껴진다. 이곳이라면 결정적인 단서가 나올 것이다.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책상에는...)
 
하인즈:(버릇처럼 잉크통을 닫고 싶지만 그래줄 이유는 없다. 봉투에선 편지들을 꺼내볼 수 있나?)
 
하인즈:(위스퍼레인과는... 교류할 일이 없을 텐데.)
 
하인즈:(위스퍼레인이 세력 성장을 노려왔던 것인가? 솔직히, 그렇다는 생각은 한 적 없지만, 가능성은 있었다. 그 부모가 욕심이 없어 자신이 이런 생각을...? 아니, 나는 영지를 크게 가지지도 않았다.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재산 흡수를 위해서라면 지나치게 일을 벌인 것이다. 비효율적임을 그녀도 알 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양피지를 뒤적거린다.)
 
하인즈:(읽는 수밖에.)
 
하인즈:(......읽은 편지들을 책상에 툭, 툭 던지듯 내려놓다가, 책장에 별다른 것이 없는지 본다.)
 
하인즈:(아, 괜히 봤군. 다시 홱 고개를 돌린다. 그 다음으로는... 바닥에 깔린 융단을 들춰본다.)
 
하인즈:하아... (역시, 이제 위스퍼레인을 만나는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기다리면 언젠간 오겠지만, 사용인이 들르는 상황이 우려된다.)
 
하인즈:(또 침대에 뭐라도 있다면 보겠습니다만.)
 
위스퍼레인 " ... ...미화되고, 왜곡되어… … … …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무엇이다… "
 
하인즈:(그렇다고 했지. 책을 든 채로 앉아 있는 위스퍼레인을 잠시 상상한다. 무어라 했더라. 분명 어느 오후에, 내 저택에서 해준 말 같은데.)
 
하인즈:
위스퍼레인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위스퍼레인 " 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 "
 
하인즈:(그래, 역시 사랑 이야기였다. 모두가 좋아해 마지않는 것. 그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이 연극적인 문장을 읽었고.)
 
하인즈:(위스퍼레인은...)
위스퍼레인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인즈:(그녀는 쓸쓸하기에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던가?)
 
하인즈:('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 그건 이해가 가지 않았지. 솔직하지 않으면, 상대를 위한다 할 수 있을 것인가.)
 
하인즈:(그 뒷 이야기도 아마 사랑에 대해서였으리라, 막연히 생각한다. 그런 문장은 수없이 많고 그중에 하나가 기억에 남을 뿐이니까.)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인즈:(당연히.)
 
‘포도주’에 섞어서…
 
하인즈:(헛웃음이 나온다. 계속 대조할 것도 없이, 확신한다. 이걸 어리숙하다고 해야 할까, 영리하다고 해야 할까.)
 
하인즈:(거짓은 아닐 수 있다. 내게 필요 없을 뿐.)
 
하인즈:위스퍼레인, 언제 올 건가요. 시간이 없음을 알 텐데.
 
위스퍼레인:... ... ...멀리까지 나오셨네요.
 
하인즈:괴물을 풀어두신 덕분에. 그렇게 안 봤는데 제 자리를 이어받으셔도 되겠더군요.
 
위스퍼레인: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분명, 실망하셨겠죠.
 
하인즈:묻고 싶은 게 많을 뿐이네요. 계획이 허술하진 않았지만, 비효율적이에요. 왜 이렇게까지 일을 벌이셨죠? 피를 먹이는 게 전부라면 저와의 저녁 식사에서 손을 쓰셨어도 될 텐데요.
 
위스퍼레인:비효율적이라는 말엔 부정하지 않을게요. 왜 이렇게까지 했냐면... (당신의 온전한 아군이 되고 싶었어요. 당신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저는 당신과 만날때마다 온전한 타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 남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하고 말았어요.) (그런 말을 할까 잠시 고민했으나 말하지 않았다. 왜냐면, 이리 호소하는건...)
(왜 일을 이리 벌였는지 결국 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당신에게 이런 비효율적인 계획이 절반이라도 성공했으니 나쁜 시도는 아니라 생각해요.
 
하인즈:(냉정하게 자르듯 단언한다.) 저를 잘 아신다면 애초에 제게 이렇게 한 이유를 스스로 말해야 함도 아시겠죠. 당신은, 이렇게 번거로운 일을 신념 없이 벌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시도하는 것만으로 좋았던 겁니까? 나의 목숨을 걸고.
 
위스퍼레인:왜냐하면... 아, 왜냐하면... (잠시 침묵. 흩어진 편지를 정리하고 제 침대맡에 숨겨둔 와인을 꺼낸다.) 저를 미련하다 탓하지 않으실건가요?
 
하인즈:글쎄요. 미련, 망집, 어리석음... 그렇다고 매도하길 바라지 않을 당신이, 굳이 묻네요. 아, 제가 순순히 그 와인을 마실 것이라 생각하셨다면 허술하다고 정정하고요.
제가 당신을 탓하게 되는지는 앞으로의 대화에 달렸습니다.
 
위스퍼레인:제가 현명한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렇게 떨리는 적은 오랜만이네요...
(평소처럼 눈을 천천히 깜박인다. 숨을 몇번 고르고, 제 머릿속으로 할 말을 정리하는 듯 잠시 말이 없다. 그러다 이내 결심을 한 듯...)
언젠가 저는 이 곳을 떠나던가, 혹은 이전 처럼 죽음을 맞겠죠. 운이 좋았다면 이곳에 정착할 수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랬다면... 당신과 예전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연극을 보러가고, 이 지방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볼 수 있었겠죠.
하지만, 하지만. 말씀드렸듯 당신과 나는 완전한 타인이에요. 애초에 같은 종 또한 아니잖아요. 나는 영원히 이곳에 머무를텐데... 하인즈. 당신은 아니잖아요.
언젠가 당신은 사라지고, 당신의 이름 석자를 새긴 묘비 앞에 나는 가만히 서서... 이 몸을 이끌고, 묘지기처럼......
 
위스퍼레인:죽음을 위장한다면 옆자리를 차지할 수야 있겠죠. 하지만 다시 눈을 뜨면 묘지기가 되어요. 당신을 그리는 묘지기가 되어 안개 속으로 사라지지도 못해요.
말이 길어졌군요. 결론만 말하자면...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요. 지금 제 말이 어느 소설의 대사라면, 누군가는 이것마저 괴물의 감정이라 말할까요? 우리도 인간처럼, 이런 감정을 느끼고 괴로워해요. 적어도 저는 그렇답니다.
이런 일을 벌인건 나쁘다고 인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하지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나쁜가요. 제가 그리 잘못했나요...
 
하인즈:원래 인간은 죽는 게 맞습니다. 신기하네요, 제가 그 자리에서 즉결 처형당했다면 어쩌려고 파티장에서 계획을 시작했는지. 당신이 좋아하는 극적 연출이었을 뿐인가요. 제가 사람을 죽인 후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어 죽으면 어쩔 셈이었죠. 저를 잃고 싶지 않다 생각했다면, 그 관계를 변화시키지 않는 편이 좋다는 걸... 모를 리는 없을 것인데. (동요했지만, 내뱉는 말은 침착하다.)
이해는 됩니다. 당신이 저와 곁에 있는 상태,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애초에 당신이 논하는 사랑이라든가 감정은, 제가 채워줄 수 없는 것이에요. 그게 해결되지 않아도, 곁에 있기만 해도 만족스러울 리 없잖습니까? 저는 제 감정 이상으로 행동하지 않아요. 당신과 같은 것이 되어 끝없이 살아가도, 당신이 원하는 하인즈가 되어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괴물과 괴물이라도, 영원히 타인입니다. 당신의 지인 마거리타는 타인보다 못한 애인을 두었죠.
...이 방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괴물들의 삶이 궁금했는데, 그렇게 궁금할 가치도 없네요. 그들의 감정은 어리석어요. 당신이 말하듯 '인간처럼'. 이제 당신의 견해를 묻죠.
 
위스퍼레인:즉결 처형 낌새가 보였더라면 제가 당신을 데리고 도망쳤겠죠. 당신이 스스로 해한다면 의사는 물을 수 없었겠지만. 제 피를 먹일 생각이었어요. 어쩌면 이런 순간에 어떤 이유에서든 저를 선택해줄지도 모른다는 오만한 생각도 했죠.
사실 이 땅을 추천해준 것도 마거리타였답니다. 너는 언제나 슬퍼보이니 그 한적한 땅에 가서 요양을 하다 오라고... 때문에 그 사람이 그리 됐을땐 허망했어요... (책상 서랍에 오프너를 꺼내 올려둔다. 오프너는 여기 있어요. 당장 와인을 마셔달라 강요하진 않을게요. 시간은 짧지만, 충분히 생각해주세요. 언제나 그러셨듯...)
(인간처럼. 인간처럼. 인간답다... 한때는 그런 말을 동경하기도 했었는데. 아니, 동경이던가...) 그렇다면 저는 어리석은 인간처럼 보이나요? 같은 입장에서 보이는게 있다고 믿어요. 저는... 인간이 될 수 없으니 당신과 동족이 되고 싶다 생각했어요. 아마 인간으로 변하는 방법을 알았다면 벌써 제게 사용했겠죠.
 
하인즈:(당신이 책상을 향하는 모습과, 와인을 내려놓는 손을 바라보며,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네, 시간이 없네요. 모든 인간은 어리석어요. 저 또한 그러하죠. 지금 이 고민하는 순간이야말로 제 인생에 가장 바보 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당신이 제 생각을 좀 도와줬으면 하네요. 세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들을 건가요?
 
위스퍼레인:당신에게 힘이 되고 싶다 했었죠. 얼마든지요.
 
하인즈:첫 번째. 만약 제가 이대로 당신의 눈앞에서 죽기를 택한대도 멋대로 하지 않을 자신은 있나요?
 
위스퍼레인:제 눈앞에서 한 당신 선택이에요. 언제나 저는 당신의 선택을 존중하는걸요.
 
하인즈:(헛웃음을 짓는다.) 과연.
 
위스퍼레인:...제가 한 일이 있으니 못 믿으시곘죠. 그에 대해선 죄송하다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방금 말은 진실이에요.
 
하인즈:두 번째. 제가 와인을 마시면, 당신은 제 인생을 괴물의 방식으로 살도록 바꿔놓은 것이 되죠. 그것이 어쩌면 당신의 그 감정을 만족시키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그럴지, 생각해보세요. 미래의 제가 다른 괴물이나 인간에게 눈을 돌린다면 당신이 슬퍼질테니까.
 
위스퍼레인:(침묵. 생각하다 입을 연다.) 물론이에요. 만족스러울 거예요. 정말, 만약. 당신이 동족이 되고 저와 함께한 시간이 길지 않아도... 다른 괴물이나 인간에게 눈을 돌린다고 해도 수긍할게요. 그게 제 책임이고,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언제나 당신의 선택을 존중하니까요.
 
하인즈:...마지막으로. 저는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것이 그야말로 최악의 행위라 생각하고, 앞으로 인간을 먹으며 살아가야 한다면 견디지 못 할 것입니다. 제가 그 죄악감을 견뎌가면서까지 영생을 버틸 이유가, 그만큼의 가치가, '괴물'의 삶에는 있습니까?
 
위스퍼레인:그에 대해선... (짧은 침묵. 다시 말을 고르는듯...) 저도 그에 대해서 오래 생각했어요. 왜 우리는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하는지. 왜 우리는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지. 아마 이런 고민을 한건 저 뿐이었을 거예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아닙니다. 이 삶에 가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리 결론 내렸답니다.
 
하인즈:당신이 당신을 죽여줄 사람을 필요로 하는지, 함께 살아갈 사람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겠군요.
 
위스퍼레인:어느 쪽일 것 같으신가요? 저는 함께 살, 당신을 필요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하인즈:해석의 자유, 둘 다라고 생각했죠. (슬픈 눈에는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음을 알았지만, 이야기란 것을 무대와 책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으니.)
 
위스퍼레인:그렇군요... 이게 책이나, 무대라면 어느 쪽으로 해석되는게 주류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인즈:요즘 유행에 따르면 제가 당신을 죽여도 꽤나 인기 있는 극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위스퍼레인:그렇다면, 그 극의 각본을 받으시면 연기하실건가요?
 
하인즈:저는 배우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유행을 항상 좋아하진 않죠. 당신은? (평소의 당신을 잘 알지만, 지금은 처음 묻는 것처럼.)
 
위스퍼레인:우연이네요. 저도 스스로를 배우에 어울리는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제 3자의 입장에서 지켜보고, 생각하길 좋아하는지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말을 잇는다. 위스퍼레인은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처음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고, 무슨 극을 봤고, 무슨 소설을 봤는지...)
 
하인즈:그럼 쓰는 건 좋아했나요? 이렇게 저의 하루를 극적으로 만든 것처럼. 이 이야기는 보통 솜씨가 아니잖아요.
 
위스퍼레인:쓰는건 자주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부끄럽기도 하고요...
 
하인즈:써보시죠. 그게 가치가 될지도 모르니까.
 
위스퍼레인:숨이 붙어있고, 슬프지 않고, 의문이 들지 않는다면 해볼게요.
 
하인즈:...위스퍼레인의 머릿속은 항상 의문으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은데요.
 
위스퍼레인:(옅게 웃는다. 웃음은 평소와 다름없다.) 아무 생각도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나요?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은 그러더군요. 너무 골똘히 생각하지 말라고.
 
하인즈:(지금의 내게 필요한 말은 그 반대 같다. 아이러니하다.) 그 말은, 슬프지 않으면 가치를 찾으러 갈 수 있다고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위스퍼레인:네... 슬프지 않다면 가치를 찾으러 갈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된다면 분명 기쁘겠죠. 이 삶에 가치가 부여될지도 모르니까.
 
하인즈:(오래 침묵한다.)
 
위스퍼레인:(침묵을 깨트리지 않는다. 오히려 침묵을 잇고 기다린다.)
 
하인즈:(책상으로 다가가 와인병과 오프너를 양손에 든다. 당신의 눈을 바라보며 묻는다.) 당신의 피는 이미 섞어놓았나요, 아니면 이제 넣어야 하나요.
 
위스퍼레인:이미 넣어두었어요. 거짓이라 생각하신다면 지금 한번 더 넣을까요.
(조심스레 책상 근처에서 물건을 꺼낸다. 깨끗한 잔 두 잔.)
 
하인즈:피가 들었으니 잔을 나눌 순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본인의 것은 상관 없나요.
 
위스퍼레인:혼자 들면 쓸쓸하지 않나요? 그래서 구색이라도 갖추려고...
 
하인즈:... (잠시 긴장이 풀린 듯 허무한 표정이었다. 와인을 따고, 당신이 꺼낸 잔을 들어 딱 한 모금씩을 따른다. 여전히 무덤덤한 얼굴로, 잔을 건넨다.)
 
위스퍼레인:(그런 당신을 보았는지, 아닌지... 건넨 잔을 받고선 다른 잔을 내민다. 나는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까? 이런 날이 온다면 평소처럼 덤덤하게 있자고 다짐했는데, 잘 되고 있을지 모르겠다.)
 
하인즈:(눈치 보고 있군. 흘깃 보며, 자신의 잔을 따른다.) 건배사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없는 걸로 합시다.
당신의 예상대로입니다. 저는 결국 당신이 바라는 결말을 지나는군요. (잔을 맞대자는 듯, 내밀었다.)
 
위스퍼레인:(기쁘다. 기쁘지만 솔직히 말해도 되는걸까? 솔직함은 극약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그렇다면...) (잔을 맞댄다. 무언으로 건배사는 생략하기로 한 것에 동의한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기뻐요... 제가 당신의 묘지기가 되지 않아도 되니까요.
 
하인즈:그러시겠죠. (잔이 부딪히고 나면, 천천히 그것을 목구멍으로 넘긴다. 이 선택은 변덕이었다고 생각될까, 아니면 운명일까. 나는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수많은 것을 덮으며 살아가면 된다. 그러나 당신의 가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빈 잔이 유독 새 것처럼 느껴진다.)
 
.
 
위스퍼레인:...정신이 드나요?
 
하인즈:...당신이 의문에 가득찬 이유를 알겠네요. 필요 없는 것까지 알아야 하니까. (가쁜 숨이 멈추기도 전에 말한다.)
 
위스퍼레인:네... 조금 불편한 몸이랍니다. 끝까지 익숙해질 수 없는 부분을 제외한다면... 곧 익숙해질 거예요.
하인즈, 저는. 저는... 정말로… 당신이 나와 동족이 되었다는 게 기뻐요. 어느 면으로는 슬프기도 해요. 내 욕심 때문에 당신을 괴물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아서. 더 이상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으니까...
 
하인즈:그건 평생 익숙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잖아요. (이어지는 말을 듣다가) 글쎄요, 그래도 기쁨이 더 커보이는데. 당신은 이번에... 제가 봐온 도중 가장 솔직한 짓을 벌인 것 같고요. (살아생전 가장 그랬는지는 의문이지만.)
대체 뭐가 그렇게 욕심이 나는 겁니까... ... (역시 타인의 감정은 모호하다. 익숙해질 수 없는 건, 이런 것인가?)
 
위스퍼레인:가장 솔직한 짓을 벌이고, 거부당하지 않길 바랐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길고, 조금 부조리한 삶을 살면서 이리 욕심을 부린건... (고개를 숙이고 침묵한다. 어느 순간마다 표정을 보여주지 않는건 버릇인가?) ...말씀드렸잖아요.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았다고. 당신과 함께 살고 싶단 욕심을 부렸어요...
이전, 말씀드렸던 문장을 기억하시나요? 미화하고, 왜곡시키는 것. 거짓말의 감정을 극대화 시키는 무엇...
저는 이미 솔직함이라는 극약을 마셨어요. 거짓은 말할 수 없겠죠. 하지만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왜곡되겠죠. 말을 잇지 않고 삼켰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반갑다...)
...주제 넘는 말이지만, 이것도 새로운 탄생이라면 탄생이겠죠. 생일 축하드려요. 하인즈...
 
하인즈:제가 그 욕심에 어울려드린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확신하지 못 합니다. (그렇게 타인과 함께 살고 싶다는 욕심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타인들'이 아니라 어떤 타인을 가지고 싶다는, 항상 곁에 있고 싶다는 마음은 대체 무엇인가? 사랑은 독해 불가능한 고전극에 가깝다. 그리고 그런 것에 들어온 내가 있다...)
예, 이제 당신에게 배울 것이 많겠네요.
 
위스퍼레인:짧긴 했지만, 저는 선생님인걸요. 맡겨만 주세요...
 
하인즈:'다음 신분'에서도 선생님일 건가요?
 
위스퍼레인: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대로 선생님일 예정이에요. 당신은 하고싶은 일이 있나요?
 
하인즈:이 일을 벗어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위스퍼레인:여전히 그와 비슷한 일을 해도 좋고, 글을 써도 좋지 않을까요? 소설이 아니라, 어느 신문에 실리는 것 같은 비평같은...
 
하인즈:제가 당신에게 쓰라고 했는데, 저보고 쓰라고 하시는군요...
 
위스퍼레인:바닷가에 작은 집을 얻어, 함께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 않나요...
 
하인즈:전 아직 일하고 싶은데... 일단 멀리 가야겠네요. 그리고 저는 바다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고요.
 
위스퍼레인:그럼 다른 지방에서 일을 더 하다 바다에 가도록 해요. 제가 인적이 드문 곳을 알고 있어요. 안개 낀 새벽 바다는, 분명 당신도 좋아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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