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39분 중 39분
2021
시즌 2개, 그리고 영화
시즌 1: 5화 “이름 없는 감각”
출연: 하인즈, 위스퍼레인
장르: 드라마, 판타지
프로그램 특징: 계속된다. 질문이 튀어나오던 자리를 빼앗은 정적은 형언할 수 없는 감각을 준다. 그 정적은 가장 완벽하고 적절한 시간에 퇴장해야 한다.

요코님께서 봐주신 하인위레 데이트 타로!




로도스 배 올림픽이 한창입니다! 이번 경기는 야구네요. 계절은 여름으로 모든 관중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열광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아육대? 올해는 로하픽(로도스 하계 올림픽)이 개최되고 있는 해라구요! 선수들은 물론 관중석에도 오퍼레이터들도 섞여있네요. 축구가 좋아, 야구가 좋아? 하는 질문에 하인즈는 글쎄요... 축구는 관중석에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대답했네요. 하인즈가 플레이어일 리는 없고! 중계석에 대해서 이야기한 건데 말이죠. 덕분에 축구는 관중석에서, 야구는 중계석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을 위해서 야구의 역사, 야구의 기능은 물론이요, 현대 스포츠와 고대 스포츠에 대해서도 술술 읊을 수 있다는데... 이거, 원래 중계할 때 논문 인용이 나가고 그러나요? 하인즈는 예리하고 냉철한 눈으로 구장을 보고 있습니다. 한번 하면 제대로! 유야무야 이 시간을 날아다니는 공만 쳐다보며 넘어갈 순 없기 때문이죠. 게다가 모처럼의 이벤트잖아요? 게다가 오늘의 중계 파트너는 두구두구, 바로 위스퍼레인입니다! 에에? 위스퍼레인이 중계?! 할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이 치열한 자리에 오기까지 눈물겨운 일들이 있었답니다. 17:1의 경쟁률을 뚫고서 온 거라고요! 밤마다 남몰래 볼펜물고 발음 연습도 했다는 소문도 있는데 과연 사실일까요? 위스퍼레인은 아주 부끄러움이 많으니까, 우리 비밀은 지켜주도록 하죠.

 


방송실에서는 위스퍼레인을 위해 볼륨 만땅 마이크도 준비했는데 떨려하지만서도 하인즈와 함께 대본을 읽으며, 구장을 영화 스크린처럼 꼼꼼하게 지켜보며 해설하고 있습니다. 이런 열기 아래에서 입을 여는 건 난생 처음이기 때문에 하인즈와 함께하는 자리 중에서도 유독 긴장하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중계 자체에 집중을 못할 정도는 아니에요. 관중들이 환호할 때마다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았는지 놀라서 템포가 멈추기도 하는데, 그정도는 하인즈가 커버해주고 있네요. 역시 믿음직한 박사님! 신뢰가 가는 박사님! 우리의 로도스! 그에 반해 하인즈는 딱. 딱. 적재적소에 필요한 해설을 하고 있어요. 위스퍼레인에 대해서도 걱정하지만, 이 경기에 대해서도 제법 마음쓰고 있습니다. 괜찮은건가...? 싶어서 의자 옆에 위스퍼레인에게 건넬 스포츠드링크를 준비해두었네요. 병에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마크가 붙여져 있습니다. 해설로 치면 정석의 방송? 뭐야, 이거 9시 뉴스 튼 거 아니지? 싶다가도 허를 찌르는 하인즈식 유머가 있네요. 숏폼에선 하인즈_박사_의외의_순간.tiktok 하면서 이따금씩 눈이 커지는 모습들의 영상들이 유행하고 있고요. 꼭 저장해놨다가 박사님 보여줘야지.

 


그런데 아뿔싸. 일기예보는 분명 일주일 내내 맑은 햇님이었거든요?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겁니다. 원래 야구는 비가 와도 킵고잉. 킵고잉. 하기 때문에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역시 안 되겠다 싶었는지 잠시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하필 스코어도 5:5인 상황인 지라 사람들은 김이 샌 듯 하네요. 위스퍼레인은 조금 시무룩해졌어요. 빈 구장을 보면서 하인즈한테 받은 스포츠 드링크를 만지작 만지작 거리네요. 대본은 밑줄과 동그라미 등으로 이미 너덜너덜한데... 다음부터는 박사님이랑 함께 애드립을 넣기로 상의도 했는데... 그런데 이때 하인즈가 다가옵니다. 바로 재개될 것 같지 않으니 잠시 숨을 돌리자는 건데요. 두 사람은 요앞 카페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어요. 그새 비가 많이 오는지 아직 오후인데도 간판에는 불이 들어와있네요. 아기자기한 음식 모형들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뜨거운 커피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콘 스프. 위스퍼레인은 한 모금 마시고 성에가 잔뜩 낀 창문을 바라봅니다. 뛰어가는 어린 아이들. 아마 구장에서 응원하고 있던 친구들인 것 같아요. 하인즈 역시 위스퍼레인이 향하는 시선의 끝을 함께 바라봅니다. 두 사람은 종종 이렇게 같은 곳을 바라보곤 하지요. 먼저 입을 연 건 하인즈네요.

 



- 중계나 해설에 관심을 가지셨을 줄 몰랐습니다. 
- 아... 저는 어울리지 않을까요.
- 아닙니다. 위스퍼레인은 아주 잘해주었어요. 대본도 모두 숙지하고 있었고...
- 박사님은 정말 잘 어울리셨어요.
- 그렇지만, 역시 목소리가 조금 더 잘 들리는 곳이 좋겠네요.

 


하인즈는 그렇게 말하고선 라디오 사연을 읽는 위스퍼레인을 생각합니다. 한밤의 시각, FM 라디오에서 들리는 속삭임이요. 누군가의 걱정, 설렘, 고백 등을 이 빗소리처럼 속삭이는 투명한 목소리. 위스퍼레인은 마음을 담아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내겠지요. FM 라디오는 원음을 아주 잘 전달할 수 있다고 해요. 주파수를 찾아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위스퍼레인의 마음이 담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의 주파수를 단번에 알아내겠지요. 그렇지만 아이러니 하네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여자의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목소리라니. 동시에 하인즈는 이번 이벤트가 끝나면 겨울에는 일주일 간 로도스 라디오 개국을 해볼까, 그렇다면 예산은 어느 정도지... 같은 생각까지 하는데, 제법 진지해보여요. 정말 다음 계절에는 위스퍼레인의 라디오를 듣게 될 수도? 

 


비가 그칩니다. 두 사람은 반쯤 남은 음료를 그대로 둔 채 중계석으로 돌아왔어요. 다행히 경기는 오늘 계속되는 것 같네요. 관중들도, 하인즈도, 위스퍼레인도 오늘은 일기에 쓸 것이 제법 많아질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두 사람의 데이트는 ... 설마 다음 계절 라디오 방송국!? 아니죠, 이 경기가 끝나면 하인즈는 위스퍼레인과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다다음날 경기에서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이죠. 두 사람은 좋은 파트너네요. 다음 경기 때는 스포츠드링크가 아니라 청심환을 챙기는 게 좋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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