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건넨다) 당신의 이름으로 쓰인 소설들을 발견했어요. 떠올려보세요. 포르투갈? 스페인? 그곳에서 무슨 일들이 있었죠? 이곳까지 온 경위를 모른다고 했죠. 지금은 시작점을 알아야 할 때입니다… 위스퍼레인. 기억의 소실은 도중에 벌어진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모르겠어요. 그만해주세요. 순 엉터리 소설이에요. (책을 넘겨보다 덮는다) 제가 아닐 거예요… 필명이 겹칠 수도 있잖아요.
정신 차려요. 지금의 당신을 증명하는 것은 이름뿐입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는 것이 당신의 치료에 차도를 보여주리라 확신합니다. 소설이야말로 고도화된 자신이죠.
그것도 어폐예요. 작가와 작품을 동일시하지 마세요.
잠깐의 가설입니다. 적어도 맞닿아있다는 건 부정하지 않겠죠.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
위스퍼레인. 그래선 안됩니다. 그걸 제가 읽어드리는 고문은 피하고 싶습니다만.
"저희는 역할이 뒤바뀐 것 같은데요."
"정확히는 번갈아서 할 수 있겠다는 거죠. 당신이 저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해한 것처럼."
"하실 건가요?"
"아뇨. 전 지금 이대로도 충분합니다."
"사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잖아요."
"위스퍼레인 씨는 기억을 찾기보다 잃지 않는 것에 집중하잖아요. 콘스탄스와 당신에겐 다른 면이 있습니다. 저 또한 알프레드와 같다고는 볼 수 없죠."
"그럼 공통점이 있다고 말씀하시려는 거죠?"
"네. 이제 절 잘 아시네요. 저희 넷의 공통점이 있다면 죄의식입니다."
Alright, goodbye.
Goodbye.
-Spellbound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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