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39분 중 39분
2021
시즌 2개, 그리고 영화
시즌 1: 5화 “이름 없는 감각”
출연: 하인즈, 위스퍼레인
장르: 드라마, 판타지
프로그램 특징: 계속된다. 질문이 튀어나오던 자리를 빼앗은 정적은 형언할 수 없는 감각을 준다. 그 정적은 가장 완벽하고 적절한 시간에 퇴장해야 한다.

 

"하인즈 씨, 기차역은 왜 모두 그렇게 닮았을까요. 그리고 왜 플랫폼에선 항상 같은 구두 굽 소리가 울려퍼질까요?" 

 

otk님




"차기작의 첫 문장인가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요즘 도는 소문이 있어요. 자정에 여섯 번 굽 소리를 들으면, 나갈 수 없게 된다고..."
"살인 사건?"
"그것까진 아니에요. 갇히면 다시 여섯 번 굽 소리를 내거나, 역의 여섯 모서리를 돌면 나올 수 있다고..."
"당신이 좋아할 소설 도입부 같네요. 내용은 도시괴담이고."
"뭐어... 됐어요. 기삿거리가 아니라면 더 말하지 않을게요."
"삐졌나요."
"그것까진 아니에요."
"어쨌든, 무슨 사건이든 기삿거리로 만드는 게 제 일이죠. 소재에는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신문 1면 기대할게요."
"거기까진... 뭐, 아무도 이 일로 소설을 발표하지 않으면 당신이 쓰시죠. 저희 신문사 연재를 달아드려도 되니까. 제목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걸로."
"예를 들면요?"
"「6월의 캉캉」. 이정도면 적당하겠네요. 홍보 문구는 6에 은근한 악마 얘길 덧붙여서, 미스테리라 하고."
"좋아요. 하인즈 씨도 플랫폼에서 캉캉 조심하세요."
"예. 모서리를 여섯 번, 기억했습니다."

(물론 우리의 바쁜 기자 하인즈가 기차역에서 바보처럼 캉캉 스텝을 밟는 일은 없었다)

...라고 썼지만,

한 번은 그렇게 플랫폼에 갇히는 편이 좋다. 정말 출구가 생기질 않는 둥근 역을 빙빙 돌다가, 머릿속으로 발걸음을 떠올리고, 발을 내딛는 하인즈. 위스퍼레인이 말한 소문이 진짜가 되는 힘을 의심한다. 6월의 캉캉 여섯 번. 탈출한다. 이 일을 말하면 좋아하겠지, 생각하면서. 어쩌면 소설에 등장할 갇힌 사람의 심리를 인터뷰해준다는 핑계로 여섯 번 더 만나 브런치를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와 만난 것도 이전 작품에 기자의 의견이 필요했기 때문이니까. 여섯 번, 일주일보다 딱 하루 모자란 만큼 받아가려는 생각. 그녀를 통해 나오는 발상도, 어딘가 나답지 않다.

 


세계드림일주의 일환. 미국 또는 유럽 어딘가의 기자 하인즈와 소설가 위스퍼레인. 둘은 우연히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지인 사이가 되었다. 단순하지만 확실한 소문, 문단의 신간 소식, 정치계의 가십, 졸지에는 이런 도시괴담까지도. 둘은 서로의 문체를 잘 안다. 문체가 꼭 글쓴이의 취향을 표방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그럼에도, 둘의 문체는 그와 연결되는 감이 있다... 그 점을 좋아한다. 이것은 그런 이야기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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