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이 로도스 아일랜드에 들어와서 맡은 일 중 하나는 시체를 태우는 것이었다.
보통은 안장이라 하며, 정확히는 '몸 속의 결정을 분진으로 만든다'는 것. 하지만 그냥 그렇게 불렀다. '생체 감염 종합 처리실' 또한 너무 길다고 생감처 간다고 말했다. 그 태도에 지적이 들어온 건 말할 것도 없다. 말하는 시스템 PRTS조차 모건에게 정확한 단어를 사용해달라 했을지도 모르는 일. 어쨌든, 죽은 감염자들을 떠나보내는, 정확히는 안전하게 처리하는 그 일을 모건은 잡지를 읽으면서도 했다. 그곳에 오는 사람들이 짓는 다양한 표정을 보지 않아도 안다. 그저 직원이든, 전투 오퍼레이터든, 박사든...
모건은 죽음의 냄새를 안다. 이러한 일을 어릴 적 계속 해왔다. 피부 겉면을 비늘처럼 덮은 광석의 형태도 눈감고 그릴 수 있다(다행히도 스케치는 하지 않았다).
그게 표면을 얼마나 찢고 나왔는지 보면 대충 몇 년 굴렀는지 보여. 수치는 모르고 감이야, 감. 해보면 알지.
'모건'으로서 투박한 방식으로 인체와 광석병에 대한 경험을 했던 그에게 이 처리법은 정갈하다 못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선실에 시체를 가지고 온다. 받침대에 올리고 문이 닫히길 기다린다. 그리고 버튼을 누른다. 인스턴트 커피를 받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감각. 소각장의 일 같아. 마피아끼리의 싸움에서 나온 것, 일반인이 실수로 벌인 살인의 잔여물, 뜻깊은 전투의 사망자, 치열하게 살아남으려 했던 불쌍한 아이, 투병의 흔적이 곳곳에 남은 환자, 팔다리가 소실된 전우. 그들은 이 버튼 앞에서 같은 무게를 가지고, 같은 무게가 된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일.
모건은 산 사람의 표정보다 죽은 사람의 표정을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추측한다. 장대한 사연을 떠올린다. 진실도 아닐 그 사연이 가증스럽다. 그러니 처리실에 있는 동안 계속 버튼을 누른다. 시체가 토막이 나든 가루가 되든 누구에게 먹히기라도 하든, 이건 아무 일도 아니다. 로도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설 중 하나가 여기였다. 이 간편함이, 그저 몇 단계의 매뉴얼로 정리된 시체 처리가 자신에게 어느 이야기도 부여하지 않으리라! 이름조차 태울 수 있다면 가장 먼저 태워달라고 할 테다. 분진이 되어가는 선배들을 보며 생각하곤 했다. 표정 없이.
로도스는 정말 좋은 곳이야.
모건이 그렇게 중얼거리면, 그 말을 들은 동료들은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면서도 모건을 위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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