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39분 중 39분
2021
시즌 2개, 그리고 영화
시즌 1: 5화 “이름 없는 감각”
출연: 하인즈, 위스퍼레인
장르: 드라마, 판타지
프로그램 특징: 계속된다. 질문이 튀어나오던 자리를 빼앗은 정적은 형언할 수 없는 감각을 준다. 그 정적은 가장 완벽하고 적절한 시간에 퇴장해야 한다.

 

After Cantabile's Record.

 

At the greenhouse

 

 

@A_Z_0513


 

INT. 온실
하인즈가 온실로 들어온다.

새, 새의 눈. 하인즈의 눈.

눈이 마주친 하인즈는 잠시 멈춰있다.
멀리서부터 화분들 사이를 걸어오는 칸타빌레. 하인즈 쪽을 본다.

같은 자세로 칸타빌레를 보는 하인즈.


칸타빌레   이 새는 도망가지 않아.

 

새는 여전히 그자리.

칸타빌레는 그 옆을 지나간다.


칸타빌레   원래 도망가지 않았어, 내게 먼저 다가오고
하인즈   잘 됐네요.

 

 

INT. 로도스의 의무실

어둑하게 처리할 것. 

화면 앞에 잡히는 테이블 위의 새, 그 옆에 선 의료진. 롱테이크, 그들 너머로 보이는 울상이 된 칸타빌레.

 

칸타빌레    전에 새가 죽어가는 모습을 본 적 있는데, 날개가 이랬어내가 관리를 잘 못 해서 죽는 걸까?

의료진   뭐라고요? 아닙니다. 날개를 조금 다쳤을 뿐이고, 배가 너무 불러서 똑바로 서 있지 못하는 거예요. 며칠 쉬면 괜찮을 것 같아요.

칸타빌레  정말? 그뿐이야?

 

사람의 실루엣이 무심코 그들을 쳐다보고 지나간다.

 

 

INT. 온실

하인즈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채로 돌아온다.

 

칸타빌레   (NA) 이렇게 사람 손을 타도 괜찮을까? 자유롭게,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도록 보내줘야 하지 않을까?

 

하인즈와 칸타빌레, 프레임에 함께 담긴다.

 

하인즈    날려보낼 필요도 없겠고요.

칸타빌레   새를 날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해?
하인즈    경우에 따라 다르죠.
칸타빌레    하지만... 다들 그게 맞는 것처럼 생각하잖아.
하인즈    아뇨

 

두 사람은 입을 다문다.

새가 날갯짓하기 시작하고, 그들 사이에는 아주 작은 작은 바람 부는 소리,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흐른다.

하인즈는 머뭇거린다.

 

하인즈    보내고 싶지 않았을 것 같아서요.
칸타빌레   뭐라고?
하인즈    당신이 이 새를 날려보내고 싶지 않았을 거라고요. 아닌가요? 

 

 

 

 

바람 소리와 함께 온실을 내려다본다.

새의 날갯짓 소리가 들리지만 새는 보이지 않는다.

온실의 전경, 나무들, 작은 화분들, 화분에 적힌 이름 쪽지, 하인즈와 칸타빌레, 순식간에 지나간다.

지나다 보면 칸타빌레의 옆에는 토마토 화분이 있다. 고작 몇 걸음 거리다.

 

칸타빌레는 올려다본다. 로우 앵글, 새는 칸타빌레의 머리 위를 날고 있다.

토마토 화분을 돌아본다.

 

 

EXT. 숲 한복판

성하지 못한 옷차림의 칸타빌레. 숲속을 걷다 높은 새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달려간다.

열매가 달린 나무에는 새 두어 마리가 붙어 열매를 쪼아먹고 있다.

칸타빌레는 안심한 듯 다가가 낮은 곳에 열린 열매를 떼어낸다.

손과 열매. 약간의 과즙이 흘러내린다.

마치 알약을 삼키는 것처럼 칸타빌레는 열매를 입가에 털어넣는다.

 

 

INT. 온실

칸타빌레는 토마토 화분으로 다가가 토마토 한 알을 따온다.

한 손에 쥘 수 있는 정도의 크기.

 

칸타빌레   박사, 이건 내가 키운 거야.

 

칸타빌레의 손과 토마토. 토마토는 그대로 반짝일 뿐이다.

시선이 오랫동안 멈춘다.

전환, 칸타빌레의 어깨 너머 하인즈의 고민하는 듯 멈춘 얼굴.

칸타빌레   내가 키운 토마토라서 받기를 망설이는 거야?
하인즈    아닙니다.
칸타빌레   새조차도 먹을 수 있는 걸.

하인즈   거절한 게 아니라니까요.

 

하인즈는 손을 내밀어 토마토를 받는다.

하인즈의 손과 토마토. 여전히 그대로.

두 사람의 옆모습.

 

하인즈   제가 이것을 새 다음으로 가장 먼저 받은 것이라면,  저는 이 토마토를 당신을 걱정하는 의료부의 직원들에게 보여주러 가야겠군요.

칸타빌레   먹을 자격에 순서를 둔 건 아니야.

하인즈   저보다는 그들에게 더 뜻깊은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요.

칸타빌레   이 투박한 열매에 그렇게 큰 뜻을 부여하지 마. 나에게 말한 것처럼, 박사에게도 버릇이 있어.

 

거리는 유지된 채 칸타빌레는 하인즈의 손을 잡는다. 

토마토를 함께 양손으로 감싸듯이.

 

칸타빌레   그저 박사도 받았으면 했어. 받아주었으니 이제 어떻게 해도 좋아.

 

새는 어느새 토마토 화분에 앉아 열매에 부리를 내민다.

새가 찢은 껍질 사이로 과육이 흘러내린다.

 

하인즈의 달싹이는 입가가 클로즈업되는 순간에는 어느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여전히 손을 잡힌 채의 옆모습으로 돌아온다.

 

하인즈    네. 

 

 

영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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