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39분 중 39분
2021
시즌 2개, 그리고 영화
시즌 1: 5화 “이름 없는 감각”
출연: 하인즈, 위스퍼레인
장르: 드라마, 판타지
프로그램 특징: 계속된다. 질문이 튀어나오던 자리를 빼앗은 정적은 형언할 수 없는 감각을 준다. 그 정적은 가장 완벽하고 적절한 시간에 퇴장해야 한다.

 

8님 그림 편집

 

 

1.
위스퍼레인의 안대 밑을 궁금해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하인즈. 
 

 

2.
위스퍼레인의 안대 밑을 궁금해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하인즈. 그 시선의 행방을 모른다. 어디로 갔을까 생각하면, 순간 눈알이 굴러간다는 착각이 든다.
 
3.
위스퍼레인의 안대 밑을 궁금해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하인즈. 그 시선의 행방을 모른다. 행방이 있을까? 방향이 있을까? 어디로 갔을까 생각하면, 순간 눈알이 굴러간다는 착각이 든다. 다시 눈을 떠보면 아무것도 없다.
 
4. 
생각해 보면, 위스퍼레인의 안대 속을 누구도 본 적이 없다.
 
5. 
생각해 보면, 위스퍼레인의 안대 속을 누구도 본 적이 없다.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의 안대를 들추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곳이 가려진 이유를 알고 싶었다.
 
6.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의 안대를 들추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곳이 가려진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러나 이 호기심이 필요 없음을 자각했다.
 
7.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의 안대를 들추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곳이 가려진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건 위스퍼레인의 과거를 알고 싶다는 뜻이기도 했으니, 이를 자각한 하인즈는 적잖이 놀랐다.
 
8.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의 왼눈을 보고 싶었다.
 
9.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의 왼눈에 대해 알고 싶었다.
 
10.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의 왼눈에 대해 알고 싶었다. 자신이 직접 보지 않아도 의료부의 오퍼레이터들이 작성한 몇 문장으로도 충분할 것이었다.
 
11.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의 왼눈에 대해 알고 싶었다. 자신이 직접 보지 않아도 의료부의 오퍼레이터들이 작성한 몇 문장으로도 충분할 것이었다. 그 문장만 봐도 누가 작성했는지 알 수 있는 의견 칸, 그리고 객관적으로 쓰인 특징이 공존하는 한 장의 종이.
 
12.
"박사님, 저... 눈을 잃어버렸습니다."
"뭐라고요?"
 
13.
"박사님, 저... 눈을 잃어버렸습니다."
"그거 큰일인데요. 로도스의 하루가 시작되었는데, 찾기 힘들겠지만..."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14.
"박사님, 저... 눈을 잃어버렸습니다."
"그거 큰일인데요. 오늘 근무를 바꾸고 싶으신가요?"
"아뇨, 잠깐만 시간을 주시면 해결할게요."
 
15.
"박사님, 저... 눈이 빠져버렸는데 다시 끼울 수 있을까요?"
"네?"
 
16.
"박사님, 저... 눈이 빠져버렸는데 다시 끼울 수 있을까요?"
"잠시 뒤돌아있을까요?"
"감사합니다."
 
17.
"잠시 뒤돌아있을까요?"
"감사합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별일 아니에요."
 
18.
"별일 아니에요. 눈알이 없으면 기억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서... 신경써서 관리하는 것뿐이에요."
"그건... 중요하죠."
"업무에 지장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19.
"별일 아니에요. 눈알이 없으면 기억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서... 신경 써서 관리하는 것뿐이에요."
"눈알과 기억이요?"
"네."
"당신에게 특히 중요하겠군요."
 
20.
"별일 아니에요. 눈알이 없으면 기억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서... 신경 써서 관리하는 것뿐이에요."
"지금까지 그런 연구 결과는 못 들었는데요."
 
21.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이 해당하는 에기르 분파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22.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이 해당하는 에기르 분파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동시에 위스퍼레인을 자신이 '연구'할 수는 없다고 생각을 바로잡았다. 세포를 추출할 핑계는 더더욱 없다.
 
23.
하인즈는 위스퍼레인이 해당하는 에기르 분파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동시에 위스퍼레인을 자신이 '연구'할 수는 없다고 생각을 바로잡았다. 세포를 추출할 핑계는 없고, 눈알은 더더욱...
 
24.
"그러면 눈알을 빼두면 그곳에 저장된 기억까지 분리할 수 있는 겁니까?"
 
25. 
기억을 모르기 위해 눈알을 빼둔다면 그럼에도 계속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26.
"눈은 후천적으로 기억을 담는 기관 중 하나에요."
"오늘은 감각에 대해 말하고 싶으신가 보군요."
 
27.
"눈은 후천적으로 기억을 담는 기관 중 하나에요. 수정체에 겹겹이 쌓인... 뇌와 연결된..."
 
28.
"눈은 후천적으로 기억을 담는 기관 중 하나에요. 수정체에 겹겹이 쌓인... 뇌와 연결된... 그러니 오늘은 제 눈을 가지고 있어주시겠어요? 박사님의 하루를 함께하듯이..."
 
29.
"오늘은 제 눈을 가지고 있어주시겠어요? 박사님의 하루를 함께하듯이..."
"몸과 신경이 분리되어서도 저와 같은 시야를 공유할 수 있다고요?"
"네. 신기하게도."
자료 화면의 신경 조직은 붉은 실처럼 늘어난다.
 
30.
"위스퍼레인 씨의 관점을 이해하려면 제게는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것까지 저의 취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마음먹으면 타인과 같은 시야를 공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럴 수 있다면 안타까운 일들도 벌어지지 않을텐데..."
 
31.
"위스퍼레인 씨의 관점을 이해하려면 제게는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것까지 저의 취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마음먹으면 타인과 같은 시야를 공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보게 해드릴게요."
"네?"
"제 눈을 먹으면 같은 걸 볼 수 있어요."
 
32.
"제 눈을 먹으면 같은 걸 볼 수 있어요."
"…그 안대 속의 눈입니까?"
"네. 괜찮아요. 다시 재생되거든요..."
"제가 잘못 들었을까요?"
"괜찮습니다. 잔인한 속설처럼 고양이 눈을 먹을 수는 없잖아요."
"아니, 둘 다 먹고 싶지 않습니다..."
 
33.
"제 눈을 먹으면 같은 걸 볼 수 있어요."
"…그 안대 속의 눈입니까?"
"네. 괜찮아요. 다시 재생되거든요..."
"그 안에 담긴 기억도 재생될 리가 없잖습니까. 아무리 제가 모르는 육체 반응이라고 해도..."
 
34.
"눈은 태어난 이후로 계속해서 자극을 받아들여요."
"태어난? 생성을 잘못 말씀하신 건가요."
 
35.
"박사님, 저는 계속 다시 태어나니 '태어난다'는 말은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저에게서 태어나는 것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새로운 관점이네요. 말씀해 보시죠."
"기억은 태어나지 않아요. 오직 신체, 이 덧없는 육체만이 '태어난다'는 단어와 결합될 수 있어요."
위스퍼레인은 천천히 손을 올렸다.
 
36. 
위스퍼레인은 천천히 손을 올려 안대의 끈을 머리에서 벗겨냈고, 하인즈는 드물게도 아무 근거 없이, 덧없는 에기르 육체의 재생은 그곳으로부터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2024.03.06

위스퍼레인 생일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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