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39분 중 39분
2021
시즌 2개, 그리고 영화
시즌 1: 5화 “이름 없는 감각”
출연: 하인즈, 위스퍼레인
장르: 드라마, 판타지
프로그램 특징: 계속된다. 질문이 튀어나오던 자리를 빼앗은 정적은 형언할 수 없는 감각을 준다. 그 정적은 가장 완벽하고 적절한 시간에 퇴장해야 한다.

01
웨일티 님

 

 

:: Invasion of the Cake Lover ::

케이크 연인의 침입

 

 


 

 

2인극을 찍은 것처럼 단순한 단편 영화. 희곡이기도 하고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선택에 따라 연출을 가감할 것.

 

 

인물,

하인즈: 남자.

위스퍼레인: 남자의 아내 / 의사의 목소리.

 

무대,

하인즈의 의자와 작은 업무용 테이블 하나. 천장에는 작은 가스등. 

 

플롯,

 

1. 상담실

앉아있는 하인즈와 의사의 목소리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인즈의 반대편에 의자가 있으나 누구도 앉지 않는다. 의사는 목소리를 통해 등장한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정장 셔츠를 입은 채로 불안해보이는 하인즈, 의처증 전문 상담의에게 상담을 받으러 왔다. 하인즈의 병원 방문 목적은 의처증 상담이라고 되어 있다. 

하인즈: 제가 미친 걸까요. 아내를 계속 의심합니다. 

의사: 결혼 생활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별다를 것 없는 결혼 생활 이야기를 한다. 

 

하인즈: 그런데 계속 의심이 듭니다. 

의사: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같다고요? 

하인즈: 아뇨, 두려워요. 이렇게 사는게 맞는 건지. 가끔은 집이 이상해보이고, 아내가 차가워보이고...

의사: 다음 시간에는 그 두려움에 대해 상담해봅시다. 왜 두려운지 생각해보세요.

 

 

2. 집

하인즈, 집에 돌아온다. 위스퍼레인의 등장. 일은 잘 끝났냐며 아무렇지 않게 인사하고 반겨주는 위스퍼레인. 완벽한 아내처럼 보인다. 하인즈는 죄책감에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대답한다. 일상 씬.

 

 

3. 상담실

하인즈: 곧 결혼기념일이라... 아, 이런. 또 블루베리 케이크를 준비하겠네요. 저는 와인을 사가야겠어요. 가능하면 레스토랑을 예약하거나...

의사: 케이크요? 꼭 블루베리 케이크인가요?

하인즈: 네. 그 케이크를 통해 만났으니까요. 가게를 접은 뒤에도 그 케이크를 계속 만들어주는 사람인데...

의사: 아, 러브 스토리가 있나요. 로맨틱하네요.

하인즈: 그렇죠. 그래서 좋아하게 됐습니다. 이 이야기도 들려드려야 할까요?

의사: 들어봅시다.

하인즈: 한창 출판계가 성황일 때가 있었죠. 저는 그때 너무 바빴던 나머지 베이커리에 남는 빵이든 케이크든 아무거나 집어와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그 베이커리의 주인이 그이였어요. 남는 케이크마다 사갔더니, 언젠가부터 묻더군요. "케이크를 좋아하시나요?" 그게 저희 인연의 시작이었고... 

 

 

4. (회상) 베이커리

책상을 경계로 카운터와 가게다. 하인즈의 목소리가 나레이션.

위스퍼레인: (조각 케이크를 집어드는 하인즈에게 질문한다) 케이크를 좋아하시나요?

바로 다음 시퀀스가 이어지며 표정 없는 얼굴로 하인즈를, 그러니까 화면을 바라보는 위스퍼레인.

하인즈: (고민하지도 않고) 아뇨.

짧은 정적. 

위스퍼레인: 그런가요.

하인즈: 네.

위스퍼레인:  67센트에요.

돈을 내려놓고 화면/무대를 나서는 하인즈.

 

 

5. 사무실

하인즈: 처음엔 딸기 케이크였어요. 

의미없다고 생각될 만큼 집요하게 하인즈의 일상을 반복한다.

일하는 모습,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가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 집에 도착해서 잠에 들기까지. 잠에 들기 위해 불을 끄면 암전.

일하는 모습부터 암전까지 같은 장면을 다여섯 번 반복. 이때 케이크를 강조하며 그 종류와 색은 모두 다를 것.

 

 

6. 상담실

하인즈: 자몽, 레몬, 얼그레이, 생크림, 블루베리. 그 패턴을 반복했죠. 제 단조로운 일상에 패턴이 하나 더 생겨버린 겁니다. 요일별로 다른 케이크가 나왔어요. 아니, 주마다 달랐나... 어쨌든 시그니처 메뉴들이 돌아가면서 나왔습니다. 저는 단 걸 그다지 안 좋아했는데 말이죠. 그러니 외웠을 뿐일 거예요. 아, 그런데 언젠가부터, 블루베리만... 블루베리만?

의사: 블루베리 케이크요?

하인즈: 아뇨, 잠시만요... 저는 그 가게에서 블루베리 케이크만 먹었던 것 같은데. 이 패턴은 뭐죠?

의사: 천천히 생각하셔도 됩니다. 

하인즈: 기억이 없었어요. 지금 떠오른 겁니다...

 

 

7. 집 

하인즈: 당신 가게할 때 케이크가 뭐가 있었죠? 화요일에 얼그레이 케이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위스퍼레인: (웃는다) 블루베리 아니에요? 저 말고 어느 가게에서 드셨어요.

하인즈: 분명 먹었던 것 같은데... 요일마다 내놓는 케이크가 달랐잖아요. 금요일이 블루베리였으니까. 그 메뉴의 순서도 기억합니다. 자몽, 레몬, 얼그레이, 생크림, 블루베리. 자몽, 레몬, 얼그레이, 생크림, 블루베리. 그랬잖아요. 저는 그래서 금요일이면,

위스퍼레인: 하인즈, 이제 블루베리 케이크는 싫어요? (울상이 되어) 아니면 이제 저희 기억도 가물가물한 건가요?

하인즈: 위스퍼레인, 아니에요. 저는 그저...

위스퍼레인: 너무해요! 결혼기념일 전에 그렇게 말하다니... 

 

 

8. (회상) 베이커리

책상을 경계로 카운터와 가게다. 하인즈의 목소리가 나레이션.

위스퍼레인: (조각 케이크를 집어드는 하인즈에게 질문한다) 케이크를 좋아하시나요?

하인즈: (고민하지도 않고) 아뇨.

짧은 정적. 

위스퍼레인: 그런가요.

하인즈: 네.

위스퍼레인:  67센트에요.

돈을 내려놓고 화면/무대를 나서는 하인즈.

 

이 장면을 10번 반복한다.

 

위스퍼레인: (조각 케이크를 집어드는 하인즈에게 질문한다) 케이크를 좋아하시나요?

하인즈: (고민하다가) 어쩌면요. 

짧은 정적. 

위스퍼레인: 그런가요.

하인즈: 네.

위스퍼레인:  67센트에요.

돈을 내려놓고 화면/무대를 나서는 하인즈. 위스퍼레인은 웃는다.

 

 

9. 상담실

하인즈: 오래 떠올렸어요. 제 기억이 틀릴 리 없습니다. 저는 분명 매일, 매주, 매달의 케이크 패턴을 외우고 있었다고요.

 

 

10. 사무실

원고 뭉치를 들춰보며 한 손으로 케이크를 먹는 하인즈. 케이크는 바라보지도 않는다.

암전 후 무대에 불이 켜질 때마다 다른 케이크가 놓인다. 

하인즈의 나레이션으로 조명이 켜지는 순간마다 말한다. 자몽, 레몬, 얼그레이, 생크림, 블루베리. 

하인즈: 내일은 쉬는 일요일이니 체리 케이크인가.

하인즈: 다음주는 자두 철이니 당분간 레몬 대신 자두 케이크를 하겠군.

하인즈: 다음 달은 눈이 온다니까 생크림 케이크만 먹어야겠네.

 

종이가 넘어가고 타자기 치는 소리가 난다. 하인즈는 블루베리 케이크에 포크를 가져다 대며 강박적으로 말한다. 암전 후 무대에 불이 켜질 때마다 블루베리 케이크를 강조한다.

하인즈: 어제도 블루베리, 오늘도 블루베리. 내일도 또 블루베리겠지. (케이크를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젓고, 미간에 손가락을 올리는 등 산만한 행동)

 

 

11.  상담실

하인즈: 아니야, 근데 저는 그 블루베리 케이크를 좋아했어요... 좋아했는데, 그걸로 아내와 만났는데. 뭔가 잊은 것 같아요.

의사: 아내와 관련 있는 기억이라고 확신하나요?

하인즈: 아무리 돌아보아도 그 케이크가 문제입니다... 저는 그 블루베리 케이크를 볼 때, 잼의 모습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 있어요. 푸른 잼이요. 그런데 왜 의심하지 않게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의사 선생님께서 생각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의심을 절대 한순간에 풀지 않습니다. 증거를 찾기 전엔 절대로요. 그런데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요. 그 케이크에 대해서.

의사: 결혼기념일에 집에 들어가지 않으실 건가요? 전에 그럴까 싶다고 말씀하셨잖아요.

하인즈: 아아... (고뇌한다)

 

 

12. (회상) 베이커리

책상을 경계로 카운터와 가게다. 하인즈의 목소리가 나레이션.

위스퍼레인: (조각 케이크를 집어드는 하인즈에게 질문한다) 케이크를 좋아하시나요?

하인즈: 무척이나요. 

 

 

13. 집

화려하게 음식이 차려진 식탁. 가운데는 당연히 2층짜리 블루베리 케이크다. 하인즈, 위스퍼레인의 시선을 피하거나 다리를 꼬고 펴는 것을 반복한다.

 

위스퍼레인: 하인즈, 정말 좋아해요. 

하인즈: 항상 그렇잖아요.

위스퍼레인: 다 먹고 건배해요. 와인 고마워요.

하인즈: 다른 음식도 다 당신이 해놓고, 고마운 건 제 쪽이죠.

 

위스퍼레인, 먹음직스러운 케이크를 잘라 하인즈의 앞에 내민다. 하인즈는 망설이다가 포크를 들어 먹는다.

계속 먹는다.

위스퍼레인은 점점 다가오다가 하인즈의 뒤에 서서 묻는다.

 

위스퍼레인: 싫어요? 

하인즈: ...아뇨. 정말 좋아요.

위스퍼레인: 저도 좋아해요, 하인즈.

 

짧은 버드키스를 나눈다.

 

위스퍼레인: (하인즈의 목을 끌어안는다) 하인즈... 요즘 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다음에 바닷가로 이사갈까요?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니까, 당분간 일 그만두고, 조용한 데서 쉬어요... 저희 고향집 있잖아요. 

하인즈: 분명 인스머스*였죠.

위스퍼레인: 네. 항구가 있고 한적해서, 당신도 편하게 생각할 수 있을 거예요.

하인즈: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13. 상담실

아무도 없다. 의자도 비었다. 시작 전 무대와 같다.

간호사: 하인즈 환자분, 더 오지 않으신대요. 오늘 아침에 연락주셨어요.

의사: 화해하셨나보네.

 

 

End.

 

 

 

 

*인스머스: 미국 매사추세츠의 가상의 마을. 크툴루 신화의 심해인들이 속했다고 전해지는, 항구와 악마의 암초가 있는 지역이다. 

 

 


 

 

이하 냥브님 묘사/해설 

위와는 다르지만 같은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제 상상 속에서 이 이야기는 영상물… 그 중에서도 1시간 남짓의 짧은 단편 영화일 것 같아요. 필름은 지지직거리며 오래된 느낌이 나고, 음질 역시 좋지 않아요. 대부분의 장면은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되었고, 모든 트랜지션이 하드컷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다큐멘터리라기에는 인위적이고, 대본을 가지고 촬영했다기에는 너무 투박한 영상일 것 같네요.

 

하인즈는 끼니를 간단하게 해결해야 하는 바쁜 출판사의 편집자, 위레는 하인즈가 근무하는 회사 앞 베이커리의 주인이에요. 이를 제외한 위스퍼레인에 대한 설정은 나오지 않습니다. 감정 묘사나 다른 사소한 설정도요. 외관과 ‘위스퍼레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간단한 정보. 목소리도 잘 모르겠어요. 직접적으로 말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고 목소리가 들릴때면 화면에 위스퍼레인은 잡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장면의 이전이나 후에 위스퍼레인이 있는 것으로 봐서 위레의 대사구나 하고 이해할 것 같아요.

 

(...)

지겹도록 같은 화면이 반복되다가 하인즈가 조각 케이크를 집어드는 장면, 하인즈는 문득 자신이 집어든 케이크가 딸기 케이크라는 사실을 인지합니다. 어제 먹은 케이크는 체리라는 것도요. 그저께는 레몬, 그 전날에는 자두, 블루베리, 그리고 딸기. 다시 체리, 레몬, 자두, 블루베리, 딸기. 기억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케이크의 종류가 규칙적이라는 것을 깨달아요. 머리로 계산한 것은 아닙니다. 아주 무의식적으로 하인즈는 내일 먹게 될 케이크는 블루베리 맛이라는 생각을 떠올렸을 뿐이에요. “케이크를 좋아하시나요?” 목소리가 들리고, 위스퍼레인이 보입니다. 하인즈는 잠시 고민하다가 답합니다. “어쩌면요.” 짧은 정적. “그런가요.” “네.” “67센트에요.” 평소와 같은 값을 지불하고 베이커리를 나서는 하인즈. 하지만 평소와 달리 위스퍼레인이 얼핏 웃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며칠 간의 일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데, 이전의 장면과는 확연하게 다릅니다. 케이크를 집어들자 위스퍼레인이 질문하고 하인즈가 답하는 장면이 없어요. 봉투에 담긴 케이크를 계산하는 장면과 순서대로 케이크를 먹는 장면, 하인즈의 일상만을 보여줍니다. 역시나 지루할정도로 롱테이크. 하지만 천천히, 눈치채지 못할 만큼 속도가 빨라지고, 잠을 자기 위해 불을 끄는 하인즈와 함께 암전… 다시 하드컷으로 전환된 시퀀스는 갑자기 하인즈의 식사 장면입니다. 조각 케이크인 것을 보니 저녁식사에요. 하인즈의 포크에 무참히 침공당한 채로 놓여있는 것은 블루베리 케이크입니다. 그럼 어제는 딸기, 내일은 자두 케이크를 먹겠네요. 하인즈는 의식하지 않은 채로 케이크의 순서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어딘가 기시감이 들어요. 오늘은 체리 케이크의 날이 아니던가요? 시청자도 그렇게 생각하게 될 거에요. 직전에 보았던 케이크는 레몬 케이크였으니까요. 하지만 하인즈는 넘어갑니다. 어제는 딸기, 오늘은 블루베리, 내일은 자두. 어제는 딸기, 오늘은 블루베리, 내일은 자두. 어느새 비워진 케이크 접시는 질척한 블루베리 잼만 남았습니다. 접시를 치우고 하인즈는 업무를 시작해요. 아침에 작가에게 전달받은 원고를 보며…

 

다시 하드컷. 하인즈의 앞에 놓인 것은 블루베리 케이크입다. 어제는 딸기, 내일은 자두… 아뇨, 오늘은 자두 케이크의 날이에요. 어제가 블루베리 케이크였습니다. 그저께는 레몬 케이크였고요. 그럼 딸기 케이크는 어디에 있나요? 자두, 레몬, 체리 케이크는요? 하인즈는 눈 앞에 놓인 케이크를 바라봅니다. 포크에 의해 무너지고 찢어진 시트 사이로 블루베리 잼이 비명을 지르듯 흐르고 있습니다. 짙은 푸른색 블루베리 잼을 가만히 보던 하인즈는 문득 블루베리가 아닌… 해파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블루베리 잼이에요. 당연하죠. 블루베리 케이크에는 블루베리 잼이 들어가니까요. 접시를 정리한 하인즈는 정리하던 원고를 마저 정리하기 위해 타자기에 손을 올리고…

 

하드컷. 블루베리 케이크에 포크를 가져다 대는 하인즈. 어제는 딸기, 아니, 어제는 블루베리, 오늘은 블루베리, 내일은 블루베리, 그 다음날도 블루베리입니다. 하인즈는 블루베리 케이크 밖에 먹지 않았어요. 포크에 의해 무너지는 시트 사이로 흐르는 것은 블루베리 잼입니다.

 

하드컷. 블루베리맛 시트가 무너지고, 비명을 지르며 잼이 흐릅니다. 블루베리 잼이요. 아니, 해파리입니다. 블루베리 케이크에는 해파리가 들어가니까요. 당연합니다. 하인즈의 포크가 해파리의 서식지를 무자비하게 침공했습니다. 쏟아지는 해파리 떼가 꼭 블루베리 같습니다. 하인즈는 포크를 들어 식사를 계속합니다.

 

하드컷. 케이크 접시 위에 놓인 것은 해파리입니다. 하인즈는 식사를 계속합니다. 기한 안에 마감을 끝내려면 끼니를 빠르게 떼우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입 안이 온통 블루베리 향입니다. 줄곧 표정 없는 얼굴을 유지하던 하인즈는 설핏 웃음을 짓습니다. 그대로 화면이 암전되고…

 

다음 장면은 처음과 같이 베이커리입니다. 평소처럼 점심시간의 베이커리는 빵이 다 팔리고 케이크 한 조각 밖에 남아있지 않아요. 하인즈는 어쩔 수 없이 케이크를 집어듭니다. 블루베리 케이크. 어제는 블루베리, 오늘은 블루베리, 내일은 블루베리입니다. 하인즈는 무의식적으로 케이크의 순서를 떠올립니다. 화면에 등장하지 않은 인물의 목소리가 들리고, “케이크를 좋아하시나요?” 하인즈는 잠시 고민하다가 답합니다. “네.” 짧은 정적. “그런가요.” “무척이나요.” “67센트에요.” 평소와 같은 값을 지불하는 하인즈. 다시 카메라가 돌아가고, 화면을 보는 위스퍼레인은 활짝 웃고 있습니다. 베이커리를 나서려는 하인즈에게 위스퍼레인은 여전히 화면을 응시하며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저도 좋아해요.” 덧붙이는 답 없이 하인즈는 베이커리를 나섭니다. 평소와 같이 회사를 향해 걸어가는 하인즈. 카메라는 다리 부분을 클로즈업 하고 있습니다. 뚝뚝 화면이 끊기고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방향은 달라지지 않지만 걷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하드컷보다는 액션 매치 컷에 가깝겠네요. 곧 걸음이 멈추고, 하인즈가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익숙한 종소리와 익숙한 풍경. 어느새 하인즈의 손에 들려있던 해파리가 담긴 봉투는 없습니다. 활짝 웃는 하인즈와 함께 영상은 막을 내립니다. 바다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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