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영화 합작에 참여했던 창작 영화 <미상영未上映> 입니다.
하인위레의 불가 시리즈로부터 이어지는 IF입니다.
불가피 https://endingcreditever.tistory.com/31
타래 https://twitter.com/rec1iche/status/1484912039881445376?s=20&t=Amr2lcZIFrYydN7RtprX8Q
미상영은 불가 시리즈에서 덧붙인, 하인즈가 주인공이 아닌 if를 구체화한 작업이었어요. 디스토피아 사회의 하인즈가 다수의 행복과 환상을 선택하고 그 '연출'을 주도하는 일. 그리고 그 환상을 만들어주는 무한한 매개인 위스퍼레인을 사랑해버렸다는 것.
초반의 주인공이 등장하며 '꿈'이라는 이름의 영화에 대해 깨닫는 장면은 하인위레와 상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영화 합작이니까 꼭 넣어두고 싶었어요. 그리고 하인즈가 위스퍼레인과 그녀의 꿈을 아까워해 이 체제에 동참했다는 것만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네요. 자기고백은 긴 독백이고 또 푸념이죠.
그 두 장면이 (중략)을 통해 붙어 있어요. 시나리오 형식을 시도하느라 미숙해서 더 많은 장면을 쓰지 못 한 점은 아쉬워요. 그래도 제일 말하고 싶던 장면을 보여드려서 만족합니다! 결말 스포일러는... 주인공 일행이 생겼으니 서로 도와서 하인즈가 위스퍼레인을 꿈에서 깨울 수 있다면 하네요.
+) 만약 꿈 속의 그 이야기에서 하인즈가 주인공이 아니었다면. 때로 어떤 세계는 하인즈가 조연일 것만 같다.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시민들을 현혹시키는 수단으로 '꿈'이라는 오락을 만들길 제시했던 문화부의 남자 하인즈. 타인의 '꿈'을 착취하며 그는 이 정부에 인정받았고 또 살아남았다.
바뀐 정부에 인정받지 못한 시민들-버려지는 계층이 있었다. 자신의 힘으로 구할 수 없는 사람이 있었다. 하인즈는 그렇게 보호자가 없거나 치료비를 대지 못해 안락사 당할 뻔한 사람들에게 '꿈'을 생산한다는 명분을 주고 더 살려두길 택했다. 그중 하나가 하인즈의 친구 위스퍼레인이었다.
오로지 위스퍼레인을 살려두기 위해, 그녀가 속한 집단과 병원을 정치적으로 써먹을 방법을 찾았다. 결국 하인즈는 죽음의 문턱에 선 그들을 이용했다. 위스퍼레인의 꿈을 가장 각별히 다루었고, 후가공과 편집을 통해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내놓았다. 공적을 내야만 했다.
설령 다른 이들이 죽어도 위스퍼레인만은 소중하게 남겨두기 위해. 하인즈는 거기까지 치닫았다. 추락했다고 봐도 될 것이었다. 때때로 선전용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버려지는 영상 중에는 하인즈를 향한 말이 섞여 있었다. 또는 맥락 없는 추억. 하인즈는 그걸 보기 위해 이 일을 계속했다...
하인즈는 때로 반응 없는 그녀를 붙잡고 들켜선 안 되는 말을 했다. 죄책감에 대해, 이 일이 너무 커져버렸다는 것에 대해. 사실은 당신을 놓아주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흐느끼는 소리가 났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위스퍼레인은 단 한 번도 그만하라는 암시를 남기지 않았다. 꿈에서조차.
미안해요. 그런데 그만둘 수가 없어요. 당신이 살아 있다고, 여전히 사고하고 있다고, 저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는 이 체제가 무너지고 모든 관계자들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벗어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하인즈에게 주인공이 도달하는 순간은 오겠지.
...저는 이들의 생명유지장치의 전원을 끌 수 없어요.
그건 하인즈의 이기심이다.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그의 불안. 그러나 결국엔 그의 손으로 위스퍼레인의 꿈을 끝내야 하겠지.
잘 자요. 따라갈게요. 그런 말을 마지막으로.
(위스퍼레인이 마지막으로 보인 '꿈'은 형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