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fiction

칠등님

 

 

“Le cinéma, c'est vingt-quatre fois la vérité par seconde.”

 

히치콕은 '영화는 지루한 부분이 커트된 인생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그 말도 좋아하지만, 잔뜩 영화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명일방주의 세계는 지루하지도 않고 커트되지도 않은 리얼리즘이라고 보네요. 그 세계의 밑바닥도 집요하게 스크린에 보여주려는 카메라.

하지만 그걸 악의라 느끼지 않아요. 말그대로 리얼리즘인 쪽이 좋아서 계속 좋아합니다. 그래서 다른 말을 써봤어요. '영화는 초당 24프레임의 진실이다.' 전에 영화와 선택에 대해 인용했던 장 뤽 고다르 감독의 또 다른 말입니다. 영화는 어쩌면 진실이고 어쩌면 진실을 모방한다는 점이 좋아요.

명일방주나 하인위레를 메타픽션으로 읽고 싶다는 말도 했었나 모르겠는데 아직도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접속해서 만나는 테라라는 세계는 지구를 너무 닮았고, 그런 알레고리를 통해 가치를 담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상당히 영화적이죠. 러닝타임이 길고 불친절한 또다른 프레임의 진실.

이 그림과는 꼭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프레임을 아는 사람과 모른 채로 들어 있는 사람은 전혀 다르다는 것과, 명일방주와 하인즈에게 제가 많은 프레임을 놓고 있다는 거(그리고 메타픽션에서 저 두 사람은 각각 하인즈와 위스퍼레인에 가깝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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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위레의 메타픽션이 보고 싶다 장소는 당연히 영화 상영관 그 영화는 테라를 비추고...

명일방주란 거대한 영화. 검은 스크린 위에 하얀 글씨로, END. 아무 말 없는 두 관객. 위스퍼레인이 조용히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아니 묻지 않는다. 관객은 하인즈뿐이다.
라는 꿈을 꾼다면.
하인즈는 테라의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해 그것이 자신의 바람인지 잠시 돌아본다...

-박사님이 저같은 꿈을 꿀 줄은 몰랐어요. 저는 종종 영화 속에 들어가곤 해요...
-이건 새로운 영화를 만든 기분이었어요. 당신도 비중이 높던데요.
-저요?
-네. 제 무의식이 당신이 개인적인 간섭으로 들어오길 허용하는 것 같죠. 그것에 신기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어가는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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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항상 사후세계에 대해 상상한다. 죽음 뒤의 심판에서 지옥으로 귀결되는 비관적인 관점도 익숙하다. 그러나 여기 어떤 무無의 세계가 있다. 멸망한 대지의 주민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특권이다.

 

가장 좋아했던 작품을 다시 보게 해 주겠다. 그 뒤는 죽음이다.

 

죽은 하인즈와 위스퍼레인은 같은 상영관에서 만난다.
같은 관, 같은 작품. 이 영화는 아무도 고르지 않았다. 둘은 중앙 열, 서로의 옆자리에 앉는다.

 

이미 봤던 영화네요.
같이 봤었죠.

 

더이상 말은 없다. 그때도 이렇게 상영관이 싸늘했던가? 눈빛이 스치려는 순간 조명이 사그라든다.
영화가 끝나면 이미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럴 필요는 없다. 서로를 본다.

 

지옥 같은 건 없고 이 무감각한 시간이 사후라는 이름만 붙어 포장될 뿐이네요.
있으리라 생각하지도 않으셨죠.
눈으로 봤다면 즐거웠을텐데. 

...
엔딩 크레딧이 전부 올라간 후의 검은 정적이 죽음임을 그들은 깨닫는다.

영화, 좋았어요.
저도요.
영화가 아니라도.

감각이 사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