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못 하는 한 피디아는 평생 자신을 연기하는 것이 능숙한 여자의 한 대사를 상상한다.
"은쟁반에 타인의 목을 올리지 못해서 네 목이 올라갈 운명이 된 건 아니니?"
상상인지, 진짜로 들은 것인지는 모른다. 다만 자신의 배역에 의하면, 이 장면 또한 운명인가를...
"운명에 저항한 주제에 주인공도 아니라니 추해."
아, 그건 그 여자가 할 법한 말인가? 그 여자는 스스로에게 배역을 부여하므로 알아낼 수 없다. 자신의 배역으로 너무 혼란스러운 그는, 이번 막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저주의 다른 형태일 뿐이라 여겼다. 그리 여기는 편이 좋았다. 무엇이 진짜인지 고민하면 진짜는 멀어져간다는 걸 그 불쌍한 배우는 알았을까? 그 고민에 의해 자신의 '성격'에 더 가까워졌음을 생각하면 고마워야 할까? 여자는 그런 연기를, 싫어하진 않았다.
"이 천을 걷으면 소품이 있는지 어떻게 알고 그런 표정을 짓는 걸까? 너는 역시 배우구나!"ㅡ그 찬사가 이 배우에게는 가장 모욕적인 말이다.
배역의 선택이 자신의 선택이라는 그림자의 말을, 지금 떠올려선 안 되었는데...
warum ist dein Kleid mit Scharlach gefleckt?
어찌하여 그대는 이 의복을 붉게 물들였는가?
R. Strauss: Salome Scene 4 - Salome's Dance of the Seven Ve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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