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39분 중 39분
2021
시즌 2개, 그리고 영화
시즌 1: 5화 “이름 없는 감각”
출연: 하인즈, 위스퍼레인
장르: 드라마, 판타지
프로그램 특징: 계속된다. 질문이 튀어나오던 자리를 빼앗은 정적은 형언할 수 없는 감각을 준다. 그 정적은 가장 완벽하고 적절한 시간에 퇴장해야 한다.

영원히 몰라도 좋아요. 이런 장면에서 누구나 듣는 질문의 답 같은 건. 

 

love-is-gone

 

"예식장을 차리고, 각자 미리 골라뒀던 옷을 입고, 얼굴도 못 알아볼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영화와 드라마에서 외울 만큼 던진 물음을 또 듣는다. 그리고 네, 대답한다. 그런 행위에 의미가 있을까요? 어떻게 될지 뻔히 알고 있는 일에."


그는 신랑 대기실에서 이렇게 말할 만큼 지독했다. 그의 친우는 답답하지만 익숙한 듯 거대하고 푹신한 의자에 기대 앉아있다.


"질문이 뻔해요. 언어별로 다른 표현이라고는 하지만, 이 시대에 와선 보여주기식인 행사에 평생을 약속하는 질문은 거창하죠."
"그런 얘기는 나 말고 사회자한테 가서 하게."
"대본을 바꿀 수 있을까요?"
"자네 취미잖나."


(...)


한편 신부는 분명 자신이 예상치 못한 일이 하나쯤은 일어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면 그건 예상한 것인가? 아차, 이건 마치 그다운 생각이다. 하지만 뭐가 바뀌어도 내용만은 알 수 없겠지. 그가 미리 알려주지 않는 건 많아. 그것이 불신의 싹을 틔우진 않았다만.
자, 평생 사랑할 것을 맹세하냐고 묻는 사회자(*이 말은 각 언어의 용례로 적혀 있다. 당신이 읽는 것은 아마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영원히 몰라도, 대답하지 않아도 돼요. 이런 추상적인 얘기나 하려고 우리가 그 길고 긴 시간을 보낸 게 아니니까."
"그랬나요,.. 꽤 했던 것 같은데요."

.
.
.
"하지만 이 소설의 제목에 영원이 들어가잖아? 하인즈 박사가 추상적이라고 네 이마에 써놓고 가겠다!"
"아야야, 때리면서 말할 건 없잖아."
"다들 요즘 의뢰가 심심하긴 한가봐. 박사가 나오는 소설도 돌려읽고. 별일이네."
"돈 받고 팔까?"
"됐고 여기 나오는 박사 애인은 누군데?"
"난 생각 안 하고 썼는데, 다 알아서 상상해서 읽던데?"
"엥?"
(어깨를 으쓱한다.)
"박사한테 들키지나 마. 종이 3장 분량으로 쓴소리 듣는다."
"역시 그 전에 용문폐 값 책정을 해야겠어."
*퍽*



만우절 좋죠^-^ 펭귄이 랩을 해주는 좋은 장르. 무슨 얘길 할까 생각하다가, 하인위레의 세계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결혼 소재를 (또) 로도스 휴게실의 평화로운 나날과 함께. 저는 하도스 오퍼레이터들이 하인즈를 어색하게 느끼면서도 그들 입에 꼭 오르내리는 요상한 이미지로 알아줬으면 합니다.


맨 위의 장면은 누군가의 상상도겠죠... 어느 이야깃거리 많은 오퍼레이터의. 그렇지만 하인즈와 위스퍼레인 그 누구든 어떤 작품을 읽으며 부득이하게-실수로- 상상해버린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 일은 말하지 않아서 아무도 모른채 기억 뒷편으로 사라질 일회성 이미지.


어쩐지 거짓말도 일회성도 영원도 둘에게 어울리는 수식어가 아니네요. 만우절의 하도스도 도통 맞는 게 없는 날이겠습니다. 하인즈만 고생하거나 하인즈만 신났거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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