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39분 중 39분
2021
시즌 2개, 그리고 영화
시즌 1: 5화 “이름 없는 감각”
출연: 하인즈, 위스퍼레인
장르: 드라마, 판타지
프로그램 특징: 계속된다. 질문이 튀어나오던 자리를 빼앗은 정적은 형언할 수 없는 감각을 준다. 그 정적은 가장 완벽하고 적절한 시간에 퇴장해야 한다.

*미드나이트 오퍼레이터 레코드 '집에서 온 편지'를 읽고 나면 더 재밌습니다.

 


 

모건은 사람을 찾는 의뢰를 할 때 가능하면 그냥 유괴사건을 벌이는 편이었다. 인질을 잡아두면 알아서 돌아오는 녀석이 반, 그냥 튀는 녀석이 반인데, 전자는 빠르게 일이 해결되어 좋았다. 후자라면 곤란했을까? 양심도 없고 뭣도 없으니까 맘껏 처리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냐고? 그건 아니다. 모건은 -의외로, 정말 의외로-아이들에게 바나나 스플릿 아이스크림을 3번 사주고 파르페와 솜사탕도 쥐어줄 수 있을 정도로 관대했다.

"정말 의왼데."

...미드나이트는 밀크쉐이크를 마시려 했을 뿐인데 어쩌다 모건의 유괴 철학을 듣게 됐다.

"애들을 좋아하나?"
"뭐, 시끄러운 걸 싫어해서 그랬지. 어차피 내 목표는 그 애들의 부모였고, 애들까지 소란 피우면 짜증나잖아?"
"그렇게 보면 네 수많은 전남친들도 아이스크림을 물려주면 됐던 거 아냐?"
"아니 *콜롬비아 욕설*, 너 미쳤어? 다 큰 주제에 **만 제기능 못하는 남자를"
"아, 실수."

"아이들은 잘 집에 돌려보내 줬어?"

미드나이트는 솔직히 그것이 걱정됐다. 모건 같은 사람이 유괴 소동으로 일을 처리하고, 모든 일을 제자리에 돌려놓았을까?

"당연히 돌려보내놨지? 제발로 나한테 사과하러 오는 것들의 아이들이라면."
"그럼 아이를 두고 도망간 사람들도 있나?"
"셀 수도 없지."

모건은 초코맛 쉐이크를 두 입 마시고 말을 이었다.

"그런 애들은 이제 부모가 버리고 간 거야. 어차피 끊어질 관계였던 거고. 그래서 그렇게 말해줬어."
"어이."
"왜? 내가 살던 동네 어딘지 알잖아? 애들도 현실 자각을 빨리 하는 편이 좋아. 나도 지폐는 좀 쥐어주고 나왔다고."

세 입, 네 입.

"...어쨌든, 모건 양이 갑자기 그 얘길 꺼낸 이유가 있겠지."

모건이 빨대를 잘근잘근 씹는 동안 미드나이트는 잠시 밀크쉐이크가 이렇게 쓴 맛이 날 수 있는지 생각하며 마셨다.

"응. 다음에 사람 찾는 의뢰 들어왔는데 너랑 내가 팀이던데? 내 방식대로 해도 돼?"

모건은 그제서야 뭔가 내밀었다.

미드나이트가 전에 했던 것과 같은 사람 찾기 의뢰는 맞다. 지금 로도스의 행선지에 내려서 며칠간 수사할 수 있는 일정이고, 보수도 넉넉했다. 이번엔 아이를 찾는 게 아니라 횡령을 벌이고 달아난 모 기업의 직원이었다.

"왜이리 통보가 늦었지?"
"캐터필트랑 너랑 가는 건데 나로 바뀌어서~"

"근데 이 남자, 아이가 있다길래. 유괴 한 번 해두고 시작할까 했거든. 내 방식에 동의해? 그렇게 혼자 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다들 식겁하면서 너랑 같이 가라고 붙여주더라고? 그래서 네가 뭐라고 말할지 너무 궁금해졌어."

약간 들뜬 듯한 모건의 말을 듣고 미드나이트는 쓴웃음을 짓는다.

"왜 그렇게 했는지 알겠고, 나는 모건 양에게 나의 방식을 보여주고 싶네."
"뭐길래? 내 유괴는 정말 착한 유괴인데 다들 놀라서 말리길래 서운했잖아. 재미없기만 해봐?"
"작전을 시작하면 알려드릴게요, 아가씨."
"우욱... 설마 이런 거?"
"그럴리가요."

밀크쉐이크는 바닥났고, 배는 계속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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